[종합]최악 치닫는 고용시장…청년실업률은 IMF사태이후 최고

기사등록 2018/09/12 10:11:25

8월 취업자수 증가, 고작 3000명…금융위기 수준

제조업 10.5만명↓, 도소매업 12.3만명↓, 숙박음식점업 7.9만명↓

실업자 113.3만, 19년來 최대…8개월재 100만명대

방학철인데 아르바이트 줄어 청년 실업 가중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고용시장이 사실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8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이례적으로 작았던 전월보다 줄었고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었다.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려는 청년층과 가정을 떠받드는 40대 지표 부진이 두드러졌다. 청년실업률은 19년 만에 동월 최고치를 찍었고 40대 취업자 감소폭은 무려 27년여 만에 가장 컸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 증가했다.

지난 7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000명 증가하는데 그치며 '고용참사'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8월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8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2010년 1월(-만명) 이후 최저치다.

월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많게는 40만명대, 적게는 20만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한없이 추락 중이다. ▲2월 10만4000명 ▲3월 11만2000명 ▲4월 12만3000명 ▲5월 7만2000명 ▲6월 14만2000명 ▲7월 5000명 등으로 7개월째 10만명대 혹은 그 이하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이처럼 장기간 쪼그라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앞서 2008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다.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등 고용유발효과가 큰 업종에서 성장이 정체돼 제조업 취업자가 줄었다. 이같은 여파가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리며 도소매·숙박음식저업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 들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5000명 감소했다. 지난 4월부터 5개월째 감소 중이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12만3000명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은 7만9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은 11만7000명이 줄어들었다. 특히 도소매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2016년 3월(-15만2000명)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도소매업과 제조업, 사업시설 및 지원서비스업 등 지금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던 분야에서 감소가 지속,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둔화되고 고용률도 하락하는 모습이다"며 "최근 제조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특히 제조업에서 고용유발효과가 큰 자동차나 조선업쪽 부진이 계속되며 관련된 도소매업이나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많이 둔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안정성이 높은 일자리는 늘었지만 일용직 등 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는 줄었다.

상용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27만8000명 증가한 반면 임시근로자는 18만7000명 감소했다. 일용근로자도 5만2000명 줄었다.

자영업 일자리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2만4000명이 줄었다. 그나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만1000명이 증가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 증가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 증가했다. [email protected]
전월에 이어 40대 취업자 수 감소도 이어졌다.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만8000명 감소했다. 감소폭으로 보면 1991년 12월(-25만9000명) 이래 최대치다.

전체 고용률도 하락했다. 8월 15세 이상 고용률은 60.9%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 역시 전년보다 0.3%포인트 높아진 66.5%로 나타났다.

실업지표는 우리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아야했던 시절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8월 실업자는 113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4000명 증가했다. 1999년 8월(136만4000명) 이후 동월 기준 최대 규모다.

아울러 실업 인구는 8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아 실업난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1999년 6월부터 2000년 3월까지 열 달간 100만 실업이 이어진 이래 가장 긴시간 동안 실업자가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8월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0%로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8월을 기준으로 하면 1999년 8월 10.7%를 찍은 이후 가장 높다. 청년실업이 외환위기에 버금간다는 뜻이다.

청년층의 경우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실업률 상승이 두드러졌다. 청년층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실업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빈 과장은 "8월이라는 계절적 특성으로 단기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았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쪽에서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다 보니 젊은 층의 노동 공급 욕구는 높은데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는 '미스매치'가 발생했다"며 "경기적 영향에 의한 청년실업률 상승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도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고용보조지표3은 11.8%로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올랐고,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취업을 아예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53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1000명 증가했다. 석 달 연속 50만명을 웃돌았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