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죽어야 재택근무 시행한다네요"…中企 직원들 아우성

기사등록 2020/02/27 06:21:00

잡플래닛 "대기업 대부분 재택근무 시행과 대비돼 박탈감"

"코로나 사태 극복 위해선 기업과 구성원 신뢰 구축 절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SK텔레콤 직원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T타워가 텅 비어있다. 2020.02.26.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SK텔레콤 직원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T타워가 텅 비어있다. 2020.0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회사서 확진자 나오면 재택근무 시행하겠다고 합니다. 누구 하나 죽어나가야 재택근무하겠다는 소리네요."

"직원들에 대한 믿음이 없어요. 당장 급한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별도의 지원도 없이 출근 시키고, 출퇴근 시간이라도 조절해 달라는 의견은 무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직원을 위해 취하는 대책이 전혀 없습니다. 직원 안전에 신경 쓰지 않는 회사에 정이 떨어집니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떨어지는 매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기가 차네요."

채용·기업 정보 사이트 운영 기업인 ‘잡플래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커지고 있음에도 적절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 기업에 대한 임직원들의 아우성이 이같이 쏟아지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대기업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선택한 것과 달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기업은 임직원을 위한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는 곳이 많아 박탈감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대기업은 아니지만 재택근무 시행, 택시비 지원 등 발 빠른 대처를 통해 구성원들을 배려하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직원에 대한 신뢰, 스마트 워크를 위한 그간의 시스템 구축 노력 등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은 약 2주간 재택근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일부터 28일까지는 조직장이 판단해 조직별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3월 2일부터 6일까지는 전사 재택근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같은 공간에서 소통하면서 협업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기업문화로 채택하고 있지만 이런 시기에는 구성원들이 불안감을 가지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회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 재택근무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8일까지 전사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레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레진은 원격 근무를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며 "이번 재택근무의 경우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영진의 결단이다"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에 인근건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임시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바로 옆 LS용산타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본사 전 직원에 대해 재택근무 조치를 실시했다. 2020.02.2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에 인근건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임시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바로 옆 LS용산타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본사 전 직원에 대해 재택근무 조치를 실시했다. 2020.02.25. [email protected]
온라인 취미 클래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인 하비풀도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하비풀 재직자는 "월수금 재택,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오후 출근하여 회의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에 재택근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있다"며 "재택근무를 언제까지 실시할지는 앞으로의 상황을 봐서 유연하게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버즈빌은 지난 25일 한 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할 방침이다. 전 직군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 및 권장하고, 오피스 출근이 필요한 경우에는 출퇴근하는 직원에게 택시비를 지원하고 있다.

버즈빌 인사팀은 "직원들의 안정과 사회적 문제 확산을 막기 위해 전직원 재택근무를 결정해주신 대표님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핀테크 기업 핀다는 현재 자율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기존에도 재택근무제도를 마련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태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핀다 재직자는 "이번 주에 재택근무를 우선 적용하고, 코로나 확산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전사 재택근무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사상 초유의 코로타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구성원 간의 신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실시하더라도 근무 태만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조직이 개개인의 상황을 최대한 이해하고 배려할 것이라는 믿음 등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업과 구성원 간의 신뢰가 절실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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