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우한폐렴' 확산에 비상령…"中 출장금지" (종합)

기사등록 2020/01/28 15:12:53

SK종합화학, 우한 공장 주재원 전원 귀국조치·우한 출장 전면금지

포스코, 우한 공장 주재원 귀국 조치 전망

LG전자, LG화학, LG CNS 등 중국 전역 출장 전면금지

삼성전자, 우한 출장 금지…쑤저우시 반도체 공장은 가동 지속

현대·기아자동차, 중국 주재원 가족 29일까지 귀국조치

[우한=AP/뉴시스]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지역 보건소에서 지난 27일 의료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으로 의심되는 한 여성과 대화하고 있다. 2020.01.28.
[우한=AP/뉴시스]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지역 보건소에서 지난 27일 의료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으로 의심되는 한 여성과 대화하고 있다. 2020.01.28.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현지에 법인이나 공장이 있는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우한 폐렴 최초 발생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및 기타 중국 지역에 대한 출장 금지령 및 자제령을 내리고, 현지 주재원들을 본국으로 귀국시키는 등 우한폐렴의 확산 방지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한에 공장 있는 SK종합화학…주재원 전원 귀국조치·우한 출장 전면금지

먼저 우한에 화학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은 설 연휴 전 현지 주재원 10명 전원을 귀국시키고 우한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내 다른 지역 출장도 자제하고, 출장 필요시 시급성을 감안해 임원 승인 후 진행하도록 했다. 출장 중에는 직원들에게 개인 컨디션 등 매일 상황을 보고 받는 중이다.

아울러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직원 3000여명에게는 마스크와 소독 약품 등을 지급했다. 공장 내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내식당 이용을 금지하고 도시락을 공수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으며,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일상회의 및 단체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현재 우한 현지 공장은 운영인력을 최소화해 운영 중이다. 

또 여행, 출장 등으로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직원의 경우 발열 등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귀국시점으로부터 최소 10일 동안 재택근무 하도록 했다. 설 연휴기간 중 발열이나 기침 및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은 출근 전 병원 검진을 받은 후 출근하게 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이미 소독, 마스크 지급 등의 조치는 진행하고 있다"며 "운영인력 최소화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가동률이나 공장을 중단하는 조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화학공장 특성상 소수 인력이 컨트롤 룸에서 근무하는 구조로 감염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지는 않다"고 했다.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 및 충칭(重庆)시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번 사태와 관련해 테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위험단계별 대응 방안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중국 사업장 직원들에게 마스크 지급 및 예방방법 및 준수사항 공지, 소독제 비치 및 방역활동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사업장을 출입하는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한에 공장 있는 포스코, 주재원 귀국 조치 전망

우한시 한난개발지구에 자동차 강판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도 우한 폐렴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포스코는 현지 공장 전 직원을 위해 손 소독제를 설치했으며 매일 아침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현재 우한에 남아 있는 주재원은 총 4명으로 정부 대응에 따라 한국으로 귀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중국 정부의 춘제(중국의 설) 연휴 연장 조치에 따라 다음 달 2일까지 공장을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우한 이외 지역 거점 둔 기업들도 비상…LG전자·LG화학·LG CNS·LG상사 등 "중국 전역 출장 전면금지"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도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는 곳도 나오는 등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LG전자 및 LG화학, LG CNS 등 LG주요 계열사들은 28일부터 중국 전역의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LG전자는 이달 중순부터 우한 지역 출장을 제한해 왔지만 사태가 악화하자 조치를 강화했다. 중국 출장을 꼭 가야하는 경우에는 강화된 승인절차를 받아야 한다.

또 중국 현지 법인의 기존 출장자들도 조속히 복귀시킬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및 LG CNS는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는 것과 동시에 중국 출장자들은 전원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상사도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중국 주재원과 가족 모두를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중국을 방문한 뒤 감염 의심 증상이 있는 임직원과 가족은 회사에 즉시 보고하고 후속 조치에 따르도록 안내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LG디스플레이도 국내 임직원의 중국 출장은 최소화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국을 방문할 경우에는 방문 전후 문자로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방문 전에는 방문 목적 및 기간 등을 접수 받고, 방문 후에는 발열여부 및 기타 특이사항을 신고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객들과 외국인들이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검역소에서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2020.01.28.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객들과 외국인들이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검역소에서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2020.01.28. [email protected]

◇삼성전자, 우한 출장금지·기타 중국 지역 출장 자제 권고…쑤저우시 반도체 공장은 가동 지속

LG에 이어 삼성전자도 28일 임직원들의 우한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이외 중국 지역에 대해서는 출장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응 TF팀을 구성해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쑤성 쑤저우(蘇州)시 등에 사업장 및 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 및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들도 우한폐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쑤저우시에서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운영 중단 등의 조치 없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쑤저우시에 당국은 이번 춘제 기간 동안 휴무에 들어간 현지 기업들에게 오는 2월8일까지 연장 휴무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쑤저우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후공정 공장은 24시간 가동을 해야 하는 반도체 공장 특성상 이번 춘제 기간에도 가동을 지속한 만큼 중단 없이 가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쑤저우 가전공장은 시 당국 방침에 따라 오는 2월8일까지 연장 휴무를 실시한다.

쑤저우시에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우한 폐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춘절 기간 동안 LDC공장을 중단없이 가동을 지속한 만큼 앞으로도 정상 가동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후베이성을 다녀온 임직원에 대해서는 1주일간 자택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중국 기타 지역 방문자들도 발열 및 호흡기 이상 등의 약간의 증세만 있어도 1주일간 자택 격리토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이 없을 시에도 사내 의원에서 관련 증상 등에 대해 한번 더 확인하는 등 철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톈진(天津)시,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등에 공장을 보유한 삼성SDI는 28일부터 임직원들의 중국 출장 및 여행 등 방문을 자제하고, 사업장 출입 게이트 열화상 카메라 설치 및 체온 모니터링 실시한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우한 폐렴 예방을 위한 홍보를 강화하고 출입구, 출퇴근 버스에서 안내방송도 실시한다. 기숙사 식당 등 대중이용시설 방역 강화 등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도 상황을 주시하며 중국 출장 제한 조치 등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자동차, 중국 주재원 가족 29일까지 귀국조치

장쑤성 옌청(鹽城)시에서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그룹도 중국에 체류 중인 주재원 가족을 오는 29일까지 귀국시키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최고경영진은 중국 주재원 가족을 29일 자정까지 모두 한국으로 철수시키기로 하고 관련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에 체류 중인 현대·기아차 주재원 가족들은 긴급 귀국하게 된다.

현지 주재원들은 다음달 7일까지 주재지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한국을 방문 중인 주재원은 감염 가능성을 대비해 한국 내 자택에서 같은 기간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현대·기아차는 우한 폐렴의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재택근무 기간 연장을 검토할 계획으로, 사태가 악화할 경우 주재원 긴급 철수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연휴 전에는 전 법인과 해외사업장에 우한폐렴 확산에 주의하라는 공문과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비상연락망을 전달했다. 귀국 예정인 주재원 가족에게도 마스크 착용, 비행기 창가 좌석 착석, 택시 등 대중 노출이 적은 교통수단 활용 등 상세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S그룹…중국 출장 금지 권고, 주재원 가족들에 귀국 권유

장쑤성 우시, 산둥(山東)성 칭다오(青島), 후베이성 이창(宜昌)시 등지에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LS그룹도 중국 지역 출장 금지 권고 조치를 내렸다. 중국 주재원 가족들에게 귀국을 권유하고 있다. 또 중국 이외 지역에 대해서도 출장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8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106명이라고 공식발표했다. 확진자 수는 4515명이며, 이중 976명은 중증 환자라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8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106명이라고 공식발표했다. 확진자 수는 4515명이며, 이중 976명은 중증 환자라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한화그룹, 당분간 중국 출장 금지 등 비상체제

중국 현지에 생산 법인을 두고 있는 한화그룹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한화 계열사 임직원들은 당분간 중국 지역 출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우한폐렴 발생국가 출장자는 출장 사전·사후 신고를 해야 하며 복귀 후 발열 등 증상여부 확인 등의 절차도 마련했다.

근무 중 의심 증상이 발견될 경우 즉시 환경안전부서에 보고하고, 진단 확정 전까지는 재택근무 및 질병관리본부 신고를 하도록 했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내 인원은 발병지역으로 이동을 자제하고, 증상 유무에 대해 개별 전수 확인 및 마스크 안전용품 구비를 하고 있다”며 “발병 지역 방문 또는 의심시 잠복기 동안 원칙적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국내 호텔과 콘도 등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도 마스크, 체온계, 손 세정제를 비치하기로 했다. 또 객실 내 터치패드와 전화기 등의 전체 소독도 진행했다.

한편 중국 정부에 따르면 중부 도시 우한에서 시작돼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28일 오전 현재 106명이 사망하고 45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4명이 확진 환자 판정을 받았으며, 미국·일본·프랑스·독일·홍콩·마카오·싱가포르·호주·태국·대만 등에서도 확진 환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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