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서 또 '중대한 시험'…점증되는 '크리스마스 도발' 우려

기사등록 2019/12/15 13:28:26

北 '전략무기 개발' 표현 비춰볼 때 ICBM 관련 시험

시험시간도 공개…"엔진 성능 과시 목적"으로 풀이

2단 엔진 연소 시험 및 정찰위성 개발 시험 가능성도

美, ICBM 발사 가능성 촉각…'크리스마스 선물' 되나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평북도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대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지도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날 엔진 지상분출시험 현장에서는 리병철, 김정식 등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국가우주개발국 일군들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사진은 미사일 발사대 모양 장치에 설치된 엔진의 분출 시험 장면. 2016.09.20.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평북도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대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지도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날 엔진 지상분출시험 현장에서는 리병철, 김정식 등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국가우주개발국 일군들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사진은 미사일 발사대 모양 장치에 설치된 엔진의 분출 시험 장면. 2016.09.20.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지난 13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엿새 만에 다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시험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엔진 성능 고도화 시험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2월13일 22시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였다"며 "우리가 연이어 이룩하고있는 국방과학연구 성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도 이날 심야 담화를 내고 "최근에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 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정확히 어떤 시험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7일 사용한 '중대한 시험'이라는 표현이 재등장했다는 점에서 앞선 시험의 연장선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당시 신형 ICBM 엔진 개발 또는 화성-15형 엔진 성능 개량 시험을 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신형 고체연료 엔진 시험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전략무기 개발' 등 발표 내용에 비춰봐도 ICBM 발사와 관련된 시험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7년 11월 ICBM급 미사일 '화성 15형' 발사 직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더 높이 올려세운 위대한 힘"이라고 표현했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보도에서 밝힌 시험시간 '7분'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시간을 공개한 것은 엔진 성능에 자신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엔진이 고열과 고압에서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간을 늘려 시험한다"며 "북한이 시험시간까지 공개한 것은 엔진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어떤 시험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 사무국장은 "북한이 기존 백두산엔진을 뛰어넘는 신형 엔진을 개발해서 지난번에 1차 시험을 했고, 이번에 시간을 늘려서 2차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지난 7일 시험 결과를 토대로 추가 시험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2017년 개발한 액체엔진 백두산엔진은 ICBM급 미사일인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에 사용됐다.

북한이 밝힌 시험시간 '7분'이 엔진 연소시간을 의미할 경우 2단 엔진 연소시험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단 엔진은 127초 가량 연소하는 반면, 다단연소가 가능한 2단 엔진이라면 7분 동안 연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2단 엔진은 ICBM과 인공위성 발사에 모두 필요한 기술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정찰용 위성 발사를 위해 엔진 시험을 진행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ICBM 도발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은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무엇이 될 수 있나'라는 기사에서 위성 또는 ICBM 발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북한이 2017년 화성-14형 발사 때 "독립기념일 선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을 짚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4일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2019.12.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4일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2019.12.04.  [email protected]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2번째 중대한 시험을 핵무기 프로그램과 연계시키다'는 기사를 통해 북한이 조만간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으며, 워싱턴포스트도 "북한이 '핵 능력' 강화를 위해 위성발사장에서 두 번째 시험을 진행하다"는 기사를 실었다.

다만 북한이 당장 ICBM 발사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지난해 4월20일 당 3차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ICBM이라는 선은 넘지 않는단 것이다. 이에 북한이 사거리 3000~5500㎞의 중거리미사일(IRBM),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새로운 길'과 함께 무력 도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러시아대사는 14일(현지시간)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이 연말 시한이 지나고 '새로운 길'을 택하면 미국과 그 동맹국은 제재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고 북한도 맞대응 할 것"이라며 "북한이 제재가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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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창리서 또 '중대한 시험'…점증되는 '크리스마스 도발' 우려

기사등록 2019/12/15 13:28:2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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