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회사로서 동등한 경영 통합하는 것"
라인이 먹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렇게 한일 동맹 전선을 구축해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미국과 중국 IT 공룡들에 대항한다는 각오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라인, Z홀딩스의 경영을 통합하는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8일 공시했다. 본 계약은 연내 맺을 예정이다. 네이버는 추후 본계약에서 합작회사 및 Z홀딩스의 경영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야후재팬의 모회사인 소프트뱅크 50%, 한국 네이버 50% 출자로 새로운 합작법인을 설립해 이 회사 산하에 Z홀딩스를 두게 될 전망이다. Z홀딩스가 자회사로 각각 야후와 라인을 두는 형식이다. 경영 통합 목표 시점은 내년 10월이다.
네이버는 라인 주식의 70% 이상을 갖고 있다. 야후재팬 운영사인 Z홀딩스의 대주주는 주식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다.
네이버는 "이번 경영 통합으로 Z홀딩스는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 포털인 야후재팬, 커머스 플랫폼인 야후쇼핑과 조조, 금융서비스인 재팬넷뱅크 등을 산하에 두며, 일본 및 아시아 최대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일본의 검색과 메신저 분야 1위 기업이 합쳐지면 약 1억명이 넘는 규모의 인터넷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한국 네이버가 지분을 73% 보유한 라인은 월간 실사용자(MAU) 수가 8000만명에 이르는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본·대만·태국 등 글로벌 이용자 수는 1억6400만명에 달한다. 야후재팬은 일본 최대 검색 엔진으로 이용자가 5000여만명에 이른다.
또한 Z홀딩스와 라인의 매출 총액 합계는 약 1조1600억엔(약 12조4200억원)으로 일본 IT 기업 라쿠텐을 넘어서면서 일본 내 주요 인터넷 기업 가운데 선두에 서게 된다.
더 나아가 양사는 간편결제시장에서의 출혈경쟁을 멈추고 금융, 전자상거래, 콘텐츠 등 일본 최대 인터넷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이번 경영 통합을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을 통한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이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새로운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번 경영 통합이 핀테크 분야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기술을 통한 새로운 사업 영역 진출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라인과 Z홀딩스는 같은 날 오후 5시에 일본 도쿄에 위치한 그랜드 프린스호텔 타카나와에서 라인-야후재팬 경영 통합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공동경영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가와베 Z홀딩스 대표는 "야후와 라인은 형제회사로서 동등한 경영 통합"이라며 "럭비에서는 원팀(ONE TEAM)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도 최강의 원팀을 목표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Z홀딩스 측 3명, 라인 측 3명, 사외이사 4명 등 이사 총 10명으로 가버넌스 체재를 강화하겠다"라고 알렸다. 경영 통합 후 가와베와 이데자와는 공동대표가 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에 라인이 먹히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이데자와 라인 사장은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번 경영 통합은 Z홀딩스 측에서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자와 라인 사장은 "최근 몇 년간 1년에 한 번 정도 양사가 정보 교환의 장을 가졌는데 그때마다 가와베 Z홀딩스 사장이 큰 일을 하자고 말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세계적인 거대 IT 기업의 존재"라면서 "현재 불행히도 시가총액, 이익, 연구개발 등에서 큰 격차가 있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의 존재는 작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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