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중 유도부 여중생 사망…2심도 감독·코치 유죄

기사등록 2019/11/14 11: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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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 이어 2심도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인정
"과실과 피해자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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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전국 대회를 앞두고 체중 감량 중 사망한 유도부 여중생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 법원도 당시 감독과 코치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항소부·재판장 장용기)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보호관찰 1년·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은 전남 모 고교 교사 겸 당시 유도부 감독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금고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보호관찰 1년·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은 코치 B(30·여)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기각했다.

이들은 2014년 7월31일 오전 7시50분께 자신들이 근무하던 전남 한 학교 샤워실에서 유도 선수 C(당시 13세)양이 체중 감량을 위해 옷을 입고 반신욕 중 사망한 사실과 관련해 감독과 코치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2014년 8월5일 열리는 전국 하계 중고 유도연맹전 48㎏ 이하 체급에 출전할 학교 소속 선수가 없자 57㎏ 이하 또는 52㎏ 이하 체급에서 활동했던 C양에게 체급을 낮춰 48㎏ 이하 체급에 출전하도록 했다.

판결에 따르면 C양은 대회 출전을 1주일 앞둔 2014년 7월 말께 약 52~54㎏의 몸무게를 유지했다.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기 위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패딩 점퍼와 땀복을 입고 달리는가 하면 운동 직후 반신욕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몸 안의 수분 배출을 배가시켰다. 수분 섭취는 최대한 자제하며 훈련했다.

C양은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인한 피로가 겹치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훈련하기 어려운 상태였음에도 7월31일 오전 5시50분께 아침 훈련에 참가, 1시간 정도 구보 등을 한 뒤 오전 7시10분께 아침식사를 거르고 반신욕을 하려 했다.

B씨는 C양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반신욕을 허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C양은 옷을 입고 반신욕을 하던 중 사망했다.

1심은 "감독과 코치로서 법정 감독의무자를 대신해 보호·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대회에 출전시킬 욕심에 무리한 체중 감량을 방치 또는 조장해 결국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이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당시 C양은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만 13세에 불과한 미성년자로 아직 자신의 운동능력이나 분별능력이 충분했다고 보기 어렵다. 대회를 불과 5일 앞둔 상황에서 C양 스스로 운동을 쉬겠다고 말하거나 대회를 포기하겠다고 말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또 "C양은 한 달에 1∼2번 정도 집을 방문할 뿐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 신체 상태의 관리나 적절한 운동 범위 등에 관해 부모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남도교육청은 2013년부터 일선 학교에 '학생들의 모든 체급 경기에 있어 단식 또는 땀복을 입고 무리한 달리기를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한 체중 감량은 불허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공문을 여러 번 발송했다. A씨와 B씨는 이를 지키지 않았으며, C양에 대해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단기간에 더욱 많은 체중을 감량해야 하는 C양에게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C양에게 부담이 되거나 위험한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하지 못하도록 지도할 주의의무가 A씨 등에게 있었다"며 이를 위반한 과실과 C양의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는 유도가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님에도 교장의 지시 등으로 유도부 감독직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교장과 함께 유족 위로금을 지급한 점, 민사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과 관련해 구상 의무를 부담할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B씨에 대해서는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 볼 수 없다"며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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