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약업계, 마약성 진통제 중독 사태 재판 대신 합의 선택

기사등록 2019/10/22 02: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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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_pic4【AP/뉴시스】6월17일(현지시간) 촬영한 옥시콘틴 사진.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코돈에는 오피오이드 성분이 있다. 2019.10.22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미국 지방정부가 유통·제약업계를 상대로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인한 재정 부담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연방법원에 잇따라 제기한 가운데 유통·제약업계가 첫 재판을 몇시간 앞두고 법정다툼 대신 2억6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주고 합의하는 길을 택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CBS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쿠야호가·서밋 카운티는 이날 오피오이드 유통업체인 아메리소스버겐·카디널헬스·맥케슨과 제약업체인 테바제약으로부터 총 2억6000만달러를 받고 소송을 종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메리소스버겐·카디널헬스·맥케슨 등 3개 유통업체는 현금 2억1500만 달러를 지급하고, 테바제약은 총 4500만달러 상당의 현금과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이날 오전 1시께 첫 재판을 앞두고 성사됐다.
 
그러나 원고측 변호인은 이번 합의에 피고인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유통·제약업체들은 제품에 오피오이드 중독성을 경고하는 문구를 부착했다는 이유로 오피오이드 중독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AP통신은 유통·제약업계가 자신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날 수도 있는 재판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로 심리는 이뤄지지 않는다.
 
다만 5번째 피고인인 세계 최대 약국체인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는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가맹 약국에만 오피오이드를 공급했을 뿐 중독에 일조한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연방법원은 재판 기일을 다시 정하기로 했다.
 
미국 지방정부들은 지난 20년간 40만명이 숨진 오피오이드 중독과 관련해 오피오이드 중독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혜택을 과대평가 했다는 이유로 유통·제약업계를 상대로 2600개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 지방정부들이 제기한 소송 중 가장 먼저 진행되는 것으로 지방정부들과 업계의 논리의 위력를 따져볼 '풍향계'로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이 심리 대신 합의를 택하면서 양측의 논리 대결은 잠시 미뤄지게 됐다.
 
미국 지방정부들로 이뤄진 조직인 '카운티 이그재큐티브 오브 아메리카(CEA)'와 유통·제약업계는 지난 18일 최대 480억달러에 달하는 배상금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된 바 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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