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 공공 와이파이 구축 계획에도 통신사는 '무덤덤'

기사등록 2019/10/09 10:42:00

"공공 와이파이 지금도 사용자 극히 드물어"

"가입자 절반가량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해"

【서울=뉴시스】서울시가 7일 발표한 '스마트 서울 네트워크(S-Net) 추진계획' 전체 지도. 2019.10.08.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서울시가 7일 발표한 '스마트 서울 네트워크(S-Net) 추진계획' 전체 지도. 2019.10.08.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서울시가 오는 2020년까지 3년간 총 1027억원을 들여 서울 어디에서든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지난 7일 발표했다. 현재 임야나 하천 등을 제외하면 서울 시내 생활권 면적의 31%가량에 와아파이망이 깔려 있는데 이 비율을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망 사용료로 수익을 올리는 이동통신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가입자 감소나 요금제 하향 가입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통사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전문가들도 통신업계 수익성에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왜 그럴까.

통신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공공 와이파이 사용자가 현재 미미하다는 점을 들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버스, 지하철 등 다양한 곳에서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실제 쓰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아무리 서울 전역에 깔린다고 하더라도 실제 사용하는 사람이 생길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향후에도 와이파이 사용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속도와 관리 문제에 있다. 현재 공공 와이파이는 최고 속도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명이 쓰면 느려진다. 이용자들이 공공 와이파이 사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또한 공공 와이파이다보니 속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공공 와이파이는 공유지 비극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공공 와이파이를 버스에서 켜보면 쓸 수 없을 수준의 속도가 나오는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처럼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하는 시대에는 찬밥 취급도 받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와이파이 기술 특성도 작용했다. 와이파이는 무선접속장치가 설치된 일정 거리 안에서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는 근거리 통신망 기술임에 따라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동하면서 이용하려면 수시로 와이파이망을 변경·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가입자들이 무제한 요금제의 편리함에 길들어졌다. 통신사에서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비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체 가입자의 절반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5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까지 나온 상황이다.

서울시도 이번 무료 와이파이 통신망 구축 계획이 통신 소외 계층과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일부 저가 요금제 이용 가입자들이 더 낮은 데이터 요금제로 갈아탈 수 있겠지만 이들이 통신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에도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공 와이파이는 지금도 느려서 거의 쓰는 사람이 없다"며 "이번 서울시 사업이 통신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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