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볼턴 리비아 모델 언급에 北협상 후퇴…새 방법이 좋을수도"

기사등록 2019/09/20 12:17:38

北 '새로운 계산법' 요구 이후 '새로운 방법' 거론 주목

"북한에 무슨 일 일어나는지 보자"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모금행사 참석차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며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9.09.20.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모금행사 참석차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며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9.09.20.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신의 대북·대이란 협상을 혹평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발언에 정면 응수하며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새로운 방법'을 거론하고 나섰다.

백악관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국경을 방문한 자리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대북협상 비난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북한과의) 관계는 좋다. 우리가 '리비아 모델'을 원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이들보단 낫다"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볼턴 전 보좌관이 대북·대이란 협상을 '실패할 운명'이라고 혹평한 데 대해 "그렇게 말하는 건 쉽다"고 받아쳤다. 이어 "그가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오직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은 '리비아 모델'을 얘기했다. 그가 그렇게 말함으로써 (비핵화 협상은) 매우 후퇴했다"고 비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취임 초기였던 지난해 4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선(先)비핵화, 후(後)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을 거론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들이 과거에 얼마나 나쁜 방식으로 일해 왔는지 꼭 봐야 한다"며 "아마도 '새로운 방법(new method)'이 아주 좋을지 모른다"고 발언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수주 내 비핵화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을 거론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방법을 거론한 직후 돌연 "이제 언급했던 모든 것을 토대로, 매우 강력한 공격이 될 수 있다(Now, with all of that being said — may be a very powerful attack)"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언급한 '강력한 공격'의 대상이 누군지를 묻는 질문에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아주 강력한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고, 그게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켜보자"고만 답했다.

그는 해당 발언이 이란을 겨냥한 발언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즉답하지 않았다. 대신 "볼턴 전 보좌관 같은 사람들은 이라크로 진입하길 원했지만, 이는 잘 되지 않았다"며 "그건 끔찍한 생각이었다"고 말을 돌렸다. 이어 "북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또 중동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습 이후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나는 볼턴 전 보좌관이 우리를 중동의 많은 이들과 연루시키려 하는 데 대해 비판적이었다"고 답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추진하다 막판 철회한 대이란 무인기 격추 보복공습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은 누구와도 일할 수 없었고, 많은 이들이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은 전날인 18일 중동문제를 주로 다루는 비영리 싱크탱크 게이트스톤연구소 초청 비공개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이란 협상에 대해 "실패할 운명"이라고 혹평했다. 트럼프 행정부 슈퍼매파로 분류됐던 그는 외교안보정책 이견으로 대통령과 불화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0일 결국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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