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장 참사' 공무원 첫 입건…업무상과실치사 혐의(종합)

기사등록 2019/09/18 15:22:50

경찰, 2명 입건…서울시·양천구 소속 직원

폭우로 펌프장 근로자 3명 고립돼 숨져

안전관리 허술 의혹…제어실 출근안해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중부지방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린 지난 7월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2019.07.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중부지방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린 지난 7월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2019.07.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지난 7월 발생한 서울 양천구 빗물펌프장 참사 원인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공무원을 처음으로 입건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공사현장 사고와 관련해 공무원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건 수사에서 공무원이 피의자 신분이 된 건 이들이 처음이다.

경찰은 입건된 공무원들의 구체적인 소속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집된 자료 등을 토대로 입건했다"면서도 "공무원의 직책과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양천구 소속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은 서울시 도시기반본부가 발주하고, 양천구청이 시공사와 함께 운영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양천구청 치수과와 서울시 도시기반본부 등 7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약 한 달여가 지나 관련자들을 피의자로 입건한 것이다.

지난 7월31일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 인근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공사' 현장의 저류시설에서는 급작스러운 폭우로 근로자 3명이 고립돼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인 K씨와 같은 회사 미얀마 국적 직원은 사고 당일 오전 7시10분께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위해 펌프장 저류시설로 내려갔고, 현대건설 직원인 A씨는 비가 내리자 이들 2명의 근로자를 대피시키기 위해 작업장소로 향했다가 함께 고립됐다. 결국 이들은 모두 사망했다.

참사 이후 공사장 안전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문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 제어실에는 양천구청 공무원들이 상주하지 않고 통상 근무시간에만 출퇴근한 것으로 조사된 게 대표적이다. 사고 당시 제어실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5일 시공사 소속 2명, 감리단 소속 1명, 협력업체 소속 1명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시공사인 현대건설 직원을 포함, 현장 동료들을 조사하면서 사고 당시 현장의 유지관리수직구에 있는 방수문을 수동으로 직접 닫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방수문은 지하 40m 길이로 뻗은 유지관리수직구에서 배수터널로 드나드는 통로다. 이 문은 안에서는 열 수 없다. 밖에서 닫아버리면 터널 안에 있는 사람이 자력으로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장 동료들은 A씨 등이 빠져나오지 못한 오전 8시15분께 유일한 출입통로인 방수문을 닫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방수문을 닫은 것에 대해 전기제어실 배수 펌프 보호와 감전사고 예방을 위해서였으며, 또 피해자들이 당시 물살을 피해 계단에 올라섰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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