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MC몽, 끝내 '용서받지 못한 자' 될까

기사등록 2019/09/18 14:29:08

17년의 입국시도·3년 만의 정규 8집

다른 남성연예인들에게 경각심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수 유승준과 래퍼 MC몽이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대중의 구설에 다시 오르고 있다. 유승준은 17년 만에 입국을 시도하고 있고, MC몽은 3년 만에 정규 8집 발매를 앞두고 있다.

두 연예인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병역기피 논란으로 오래도록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대중은 여전히 두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유승준, 입국 길 열린 뒤 적극적 행보

군대에 가겠다고, 공언했던 것으로 알려진 유승준은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이후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입국이 금지됐다.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이다. 2003년 장인상을 당해 잠시 왔다갔지만 여전히 입국을 금지당하고 있다.

지난 7월 정부가 유승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11일 대법원 판결 직후 입국 길이 열렸다.

다만 유승준이 입국하려면 재판을 더 받아야 한다. 파기환송심을 맡을 서울고법이 사건을 다시 심리, 판결하게 된다. 20일이 첫 변론기일이다. LA총영사관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 재상고심을 통해 처분 취소가 확정된다. 이후 LA 총영사관은 유승준의 비자신청을 다시 심사해야 한다.

유승준은 재판을 앞두고 병역 관련 각종 설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에서 자신의 병역기피 의혹을 '대국민 사기극'이라 일컬은 CBS 서 모 아나운서에 대해 공개적으로 법적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LA에 찾아온 SBS TV '본격연예 한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각종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억울함을 표했다.

◇MC몽, 일찌감치 병역법 위반 무혐의···대중 면죄부는 아직 

MC몽은 2010년 의도적으로 치아를 뽑아 병역을 면제 받았다는 의혹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법정 다툼 끝에 2012년 5월 대법원은 MC몽의 병역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만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병역법 위한 혐의를 벗은 것이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중은 아직 면죄부를 주지 않고 있다.

2014년 11월 발표한 정규 6집 '미스 미 오어 디스 미(MISS ME OR DISS ME)'와 2015년 1월 발표한 미니앨범 '송 포 유(SONG FOR YOU)'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면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노래 발표가 뜸하고 음악에 대한 관심도도 예전보다 덜해지면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방송 출연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1998년 힙합그룹 '피플크루' 멤버로 데뷔한 MC몽은 2004년 솔로로 전향, '서커스' '너에게 쓰는 편지' '홈런' 등의 히트곡을 내면서 한 때 음원강자로 통했다.

한국 대중문화 신에서는 가수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곡을 홍보해야 한다. MC몽이 가수로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KBS 2TV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멤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서를 받지 못한 지금은 방송 출연이 사실상 차단된 상황이다.

지난해 1월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 경연곡에 프로듀서로 참여 , 방송계 복귀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으로 모자이크가 돼 목소리만 등장했고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최근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와신상담하고 있다. 가요 기획사 밀리언마켓과 계약을 체결했다. 가수 수란, 페노메코, 쿠기 등이 소속된 곳이다.

10월 25, 26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여는 단독 콘서트 '몽스터 주식회사'부터 새 소속사의 지원을 받는다. 콘서트 전후로 앨범도 발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준·MC몽, 남자연예인들에게 경각심···달라진 병역문화 

유승준과 MC몽의 병역기피는 당사자에게 독이 됐지만, 다른 남자 연예인들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줬다. 학습효과와도 같다. 유독 병역에 민감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자 연예인이 병역 의무를 필하지 않고는 제대로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17일 방송된 SBS TV '본격연예 한밤'과 인터뷰하는 유승준
17일 방송된 SBS TV '본격연예 한밤'과 인터뷰하는 유승준
17년간 정부가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한 것은 가혹한 처사라는 지적도 없지않다. 하지만 병역의 의무를 다한 남성들을 비롯한 상당수 국민은 당연한 조치로 수용했다.

평소 유승준의 바른 이미지에는 연예인이 군복무를 기피하던 2000년대 안팎 '꼭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라는 공언도 포함돼 있었다. 유승준은 ’본격연예 한밤‘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먼저 군대에 가겠다고 한 적이 없고, 떠밀리듯 군대 관련 발언을 했다고 고백했지만, 대중에게는 그가 군대를 가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각인돼 있다. 돌연 외국 국적을 얻은 그에게서 국민들이 느낀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한때 연예병사로 통한 '국방홍보지원대'도 큰 논란거리였다. 연예인이 입대할 경우 방송, 공연 등을 통해 군을 홍보하기 위해 창설됐다. 하지만 상추와 세븐 등의 연예병사들의 안마시술소 출입 시비 등 기강 해이가 불거지면서 오히려 군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공격을 받았다. 결국 이 제도는 17년 만인 2013년 폐지됐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군 복무를 한 뒤 위상이 더 높아진 연예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빈, 오종혁, 윤시윤, 듀오 '악동뮤지션' 이찬혁 등이 해병대에 자원입대하면서 주목 받았다. 올해 '샤이니' 민호도 해병대에 입대했다. 임시완, 주원 등은 조교로 복무해 관심을 모았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치고 연기에 주력하는 유승호 같은 사례도 있다.

이왕 할 군생활을 화끈하게 보낸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성원은 크다. 보충역 판정을 받은 배우 지성과 그룹 '2PM' 멤버 택연은 신체검사를 다시 받고 현역으로 복무했다.

최근 아이돌 그룹 멤버들 사이에 군대 문제로 구설에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순차적으로 입대를 하고 전역을 하고 있다. 그룹 '엑소' 멤버 디오(도경수)는 만 26세여서 입대를 미룰 수 있음에도 입대했다.

아이돌 입대는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자연스런 연예뉴스가 됐다. 육군이 군 홍보를 위해 만드는 창작 뮤지컬에 적극 출연하며 군을 알리는 군복무 아이돌들도 여럿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군대를 '안 간' 유승준·MC몽을 앞으로 대중이 껴안을지 관심이다. 아이돌 그룹 위주로 재편된 가요 시장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지배적이다. 연예계 관계자는 "사생활을 공개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대중의 반응에 더 민감해 유승준·MC몽을 기용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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