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해제 없이 美와 대화 안 해…볼턴 경질 입장無"(종합)

기사등록 2019/09/11 23:10:43

"모든 대화는 JCPOA 당사국 틀 안에서 가능"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고, 내주에 후임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5월22일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관한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모습. 2019.09.1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고, 내주에 후임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5월22일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관한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모습. 2019.09.11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대이란 초강경파인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됐지만, 이란은 제재 해제 없이는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란 국영 PRESSTV에 따르면,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주재 이란대사는 11일 "이란 국민에 대한 미 행정부의 경제 테러와 가혹한 제재가 유지되는 한 대화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직접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타크트-라반치 대사는 그러나 "(미국과의 대화라는) 주제는 그들이 제재를 해제했을 때만 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과 대화는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사국인 P5+1(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 틀 안에서 가능하다는 것이 이란 측의입장이다.

타크트-라반치 대사는 볼턴 보좌관 전격 경질에 관해서는 "우리는 그 나라의 내부 이슈에 어떤 입장도 채택하지 않는다"고 직접적인 입장 표명에 거리를 뒀다.

그는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볼턴 보좌관 경질에도 불구하고 '최대압박 캠페인 유지'를 강조한 점을 거론, "우리 입장은 명확하다"며 "미국은 우리가 '최대압박'을 전혀 수용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1일 트위터에 "전 세계가 백악관에 있는 B팀의 심복이 쫓겨나 안도의 한숨을 쉴 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에 대한 경제 테러리즘의 추가 확대를 선언했다"며 "전쟁에 대한 열망(최대 압박 전략)은 최고 호전광(볼턴 보좌관)과 함께 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9·11테러를 기획한 테러분자들을 지원했던, 미국을 이라크·아프가니스탄이란 수렁으로 밀어 넣었던 B팀이 9·11테러 당시 촛불을 들었던 이란인들에게 경제테러를 획책하고 있다"면서 "9·11테러가 아직도 폼페이오 장관 앞에 어른거리는 것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고도 했다.

B팀은 볼턴 보좌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등을 일컫는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강경책을 취하도록 B팀이 부추기고 있다고 수차례 불만을 토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같은날 "적이 이란에 대해 최대 압박을 가하는 동안 우리의 길은 항거와 저항"이라며 "미국은 적대적 압력 캠페인을 중단하고 전쟁을 일으키려는 정책과 호전광들을 치워두는 것이 좋을 것"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행정부 내 슈퍼매파로 꼽히는 볼턴 보좌관 경질 소식을 알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및 북한 등에 대해 유화적 외교 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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