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일본 쇼크 이어 '고환율'에 시름…"3분기도 우려"

기사등록 2019/08/14 09:59:24

日노선 수요 부진에 고환율 리스크까지

항공유, 기재 리스료 등 모두 외화 결제

2분기 실적 쇼크 이어 3분기도 먹구름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 전쟁으로 격화하면서 원·달러환율이 급등하자, 올해 2분기 실적이 악화된 국내 항공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노선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고환율 등 거시환경까지 나빠지며 3분기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고착화하면서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고환율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화부채와 달러 결제가 많은 항공사들은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외화환산손실 규모가 늘어난다. 통상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 비용, 해외 체류비 등 모두 외화 결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6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원 오를 때 약 80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같은 조건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약 23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환율이 오르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도 줄어든다. 국내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일본 노선이 '보이콧 재팬' 여파로 공급 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마저 확대되면 '엎친데 덮친격'이란 평가다.

이 때문에 2분기 줄줄이 '실적 쇼크'가 기정사실화된 항공사들은 하반기 실적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도 올 2분기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도 일제히 2분기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대신증권은 2분기 진에어는 영업손실 102억원, 티웨이항공은 영업손실 89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화물 업황 부진 등 여파로 영업적자가 예상된다.DB금융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한항공이 일회성 비용과 공항 관련 비용 증가로 2분기 영업손실 572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이 있는 3분기에도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진다. 특히 일본 노선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LCC들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 또한 일본 노선 탑승객 감소를 예상하며 잇달아 노선 공급 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도 LCC에 타격이 큰 일본노선 실적 부진과 대형항공사의 발목을 잡는 화물 부진이 이어지고, 고환율 등 거시환경 악화까지 겹치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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