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총리, 트럼프 못지 않은 '막말 제조기'

기사등록 2019/07/23 20:41:55

【벨파스트=AP/뉴시스】 2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린 보수당 대표 후보 연설에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양팔을 넓게 펼쳐보이며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술·담배·설탕 등에 부과하는 세금, 이른바 죄악세(sin taxes)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며 자신이 총리가 된다면 설탕세 부과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19.07.03.
【벨파스트=AP/뉴시스】 2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린 보수당 대표 후보 연설에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양팔을 넓게 펼쳐보이며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술·담배·설탕 등에 부과하는 세금, 이른바 죄악세(sin taxes)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며 자신이 총리가 된다면 설탕세 부과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19.07.03.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영국 집권 보수당의 새로운 대표이자 총리로 23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당선되자 유럽 각국 정부 인사들은 내심 당혹감을 느끼고 있을 듯하다. 존슨은 '영국판 트럼프'로 불릴만큼 막말과 외교적 결례 이력으로 수차례 파문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존슨은 지난 2007년 일간 텔레그래프 칼럼을 통해 당시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힐러리 클린턴을 “정신병원의 새디스트 간호사처럼 염색한 금발 머리에 삐죽거리는 입과 차가운 눈빛을 지녔다”고 비꼬은 적이 있다.  

2016년 지난 4월 영국을 방문해 브렉시트 반대 입장을 밝힌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는  ‘부분적인 케냐인(part-Kenyan) ’으로 부르며 "선대부터 영국을 싫어한다(ancestral dislike of Britain)"고 주장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친부는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 출신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도 막말을 했다. 2016년 5월 에르도안 대통령과 염소가 성관계를 맺는 시를 지어 정치잡지 스펙테이터 주최 '에르도안 공격하기 시 대회'에서 우승한 것. 스펙테이터는 신성모독법을 이용해 대정부 비판 통제를 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항의하기 위해 이 같은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2002년 칼럼에선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의 흑인 어린이들을 ‘수박 미소’(watermelon smiles)를 짓는 ‘피카니니들’(piccaninnies)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수박’과 ‘피카니니’는 흑인을 비하하는 용어다. 이로 인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그는 사과했다.

존슨은 2016년 7월 외무장관에 취임한 후 존 케리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과거의 막말 전력 때문에 진땀을 흘린 적이 있다. 존슨의 과거 막말들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한 기자가 케리 장관에게  "과장과 노골적 거짓말의 오랜 전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존슨)을 어떻게 신뢰해 함께 일할 수있겠는가"라고 묻기까지 한 것.
 
존슨은 각국 지도자들에게 했던 비난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난 30여년동안 언론인으로서 썼던 모든 것에 대해 '글로벌 사과 일정(a full global itinerary of apology)'을 짜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내가 했던 많은 말들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어느 정도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듯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사과하겠다는 말은 끝까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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