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소프라노 이윤희 “한국무대 자주 서겠다”···이탈리아 맹활약

기사등록 2019/07/23 15:01:24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제 콩쿠르에 참가하는 한국인 숫자가 제일 많은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워낙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사니까 외국에서 활약하는 연주자들도 많아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소프라노 이윤희(49·라파엘라 리)는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활약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클래식 한류를 널리 전파하는 중이다.

선화예술학교를 졸업하고 1989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다.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성악과, 밀라노 음악아카데미를 졸업했다. 이탈리아에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귀국,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국제 오페라 가수 콩쿠르에 5차례 입상하면서 진로가 바뀌었다.

2012년 이탈리아 시르미오네 ‘마리아 칼라스 국제 페스티벌’에서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으로 데뷔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현지에서 프로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됐다. 테너 레나토 카자니자 등과 협업하기도 했다.

“제가 계획했던 것보다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어 감사하다”며 웃었다.

한국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에 타국 생활을 시작해 힘겨웠을 법도 한데 “이탈리아 사람들이 친절해서 한결 쉬웠다”고 긍정했다.이런 긍정은 자긍심으로 승화된다.

“성악은 남들은 물론 자신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당당하게 노래할 수 있죠.”

무리하게 목소리를 쓰라고 요청한 선생을 만나 성대결절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그녀는 ‘다른 좋은 스승’을 만났다며 역시 긍정했다.

25일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열리는 재능 나눔 콘서트 ‘꿈이 현실로’를 기점으로 한국 무대에 자주 오르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등 유명 아리아부터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등 우리 가곡 등을 들려준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대중과 클래식 마니아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클래식 음악이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을 접게 해드릴 겁니다”라고 자신했다.

몇차례 한국 청중을 만나면서 이윤희가 느낀 것은 평균 연령이 젊다는 것이다. “유럽에는 흰머리 청중이 많아요. 반면, 우리 청중은 젊죠. 우리나라의 음악 수준이 높아서라고 봐요.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비롯해 악기를 배우는 어린이들도 많고. FM라디오에서는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죠. 이탈리아만 해도 고등교육을 받은 부모의 자녀들 위주로 클래식 음악을 접하거든요.”

이윤희의 목소리는 매우 청아하다. 지금도 젊을 때의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다. 매일 1시간가량 발성과 노래 연습을 하고, 20~30분씩 근육운동도 한다. 난도가 높은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아리아 ‘흩뿌려라 쓰디쓴 눈물을’을 컨디션에 상관없이 계속 부르고 싶어서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윤희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 워크플렉스 창밖으로 훤히 보이는 서울 풍경을 보며 정말 많이 변했다고 뭉클해했다. 향수가 깨어난 날이다. “이탈리아에서도 방탄소년단 인기가 많아요. K팝 때문에 한국 이미지가 정말 좋아졌어요. 하하.”

이탈리아 클래식 한류에 앞장선 이윤희는 “불우이웃을 돕는다든지 제 목소리로 나눔 활동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해요. 한국에서뿐 만은 아니죠. 세계에는 배고파도 먹지 못하거나, 아파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 분들을 위한 음악 캠페인을 벌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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