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내리나…전 재무장관·연준 이사도 "인하 필요"

기사등록 2019/06/05 15:32:35

파월 "적절하게 대응" 발언, 인하 신호로 해석

서머스 전 재무 장관 "여름에 0.5%p 내려야"

【시카고=AP/뉴시스】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연준의 금리 정책 관련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06.05.
【시카고=AP/뉴시스】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4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연준의 금리 정책 관련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06.05.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라는 요구가 이어지자 관망 기조를 고수해온 연준 의장의 발언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4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 콘퍼런스에서 '인내심'에 방점을 찍어온 그간의 입장과 다소 다른 내용의 연설을 했다. 파월 의장은 미중 무역전쟁을 우려하면서 "언제나 그래왔듯이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시장은 즉각 반응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나스닥 등 3대 지수 모두 2% 넘게 올랐다.

연준이사를 지낸 세라 블룸 래스킨은 CNBC에 "파월 의장이 곧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시사하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본질적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하를 논의할 준비가 됐다는 매우 강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또 미중 무역전쟁이 결국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짚었다. 
 
전 재무장관인 로런스 서머스 역시 4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연준이 천천히 움직이는 건 유혹적이겠지만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연준이 올 여름 금리를 0.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서머스는 1999~2001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정부에서 재무 장관을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09~2010년에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1%로 높았지만 자세하게 뜯어 보면 향후 성장세는 아주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침체(Great Recession)로 일컬어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DP와 국내총소득(GDI) 간 격차가 최대로 벌어졌다고 썼다. 실제 국민의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GDP 성장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경제를 걱정할 만한 다른 근거로는 기업의 지출 비용 감소, 무역 전쟁의 불확실성 및 채권 장단기 수익률 역전 등을 꼽았다.

그는 "경기 침체나 둔화를 막을 가장 좋은 보험은 연준이 여름에 금리를 0.5%포인트 내리고 필요하다면 가을에 더 인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느리게 움직이는 건 현재 상황에서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시장이 이미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어 인하가 단행되지 않을 경우 부정적인 놀라움(negative surprise)의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도 인하론의 근거로 제시됐다. 그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지난 1년 동안 1.6%에 머물렀다는 데 주목했다. 연준은 2012년 목표치를 채택한 이후 한번도 이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굴복으로 보일 경우, 이런 종류의 압박은 장기적인 결과를 차치하고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하지만 제도적 자신감의 부족과 평가에 치중해 연준이 경제에 최선인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비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OMC는 오는 18~19일 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은 금리 변동시 통상 한번에 0.25%포인트씩 변화를 줘왔다. 이달을 제외하고 올해 남은 연준 회의는 7월, 9월, 10월, 12월 4차례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