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4년만에 소설재개 "저는 쓰는 것밖에 할수없는 사람"

기사등록 2019/05/23 16:18:53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소설가 신경숙(56)씨가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1925~1970)의 단편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4년 만이다.

신 작가는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중편소설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발표했다. 친구에게 닥친 비극적 소식에 절망하는 '나'와 친구의 교감을 통해 삶·죽음·희망·고통의 의미를 돌아보는 작품이다.

출판사 창비를 통해 작품 발표 소감도 전했다.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다.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저의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4년 동안 줄곧 혼잣말을 해왔다.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였다. 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해온 분들께 마찬가지 마음이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고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린 것은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또 "이후의 시간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저는 읽고 쓰는 인간으로 살며 제 누추해진 책상을 지킬 것이다. 제 자리에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한다. 이것이 앞으로의 저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랜만에 문학계간지의 교정지를 대하니 가슴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제가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지면을 통해 만나게 될 독자들의 눈빛과 음성이다. 저는 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차근차근 글을 쓰고 또 써서 저에게 주어진 과분한 기대와 관심,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겠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