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성, 장애·안락사 공론화에 의미···연극 '킬미나우'

기사등록 2019/05/21 18:00:25

연극 '킬미나우' ⓒ연극열전
연극 '킬미나우' ⓒ연극열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장애, 안락사가 도드라져 보일 수 있지만 등장인물들은 사회에서 소외돼 있는 사람들이에요. 일반 시민들 모두가 그런 영역에 노출될 수 있죠. 애써 모른 척 살아가지만 (우리 삶에) 적극적으로 들어와 있는 부분인데, 공론화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장현성(49)은 2016년 '연극열전6'을 통해 국내 초연한 연극 '킬 미 나우'를 객석에서 지켜봤다. 캐나다 극작가 브레드 프레이저가 2014년 발표한 작품으로 선천성 장애를 지닌 17세 아들 '조이', 그를 키우는 아버지 '제이크'를 통해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아들을 돌보다가 자신의 건강마저 잃게 된 제이크를 통해 성(性)과 장애, 죽음, 안락사 등 쉽지 않은 주제를 솔직하고 대범하게 풀어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초연의 성공에 힘입어 1년 만에 재공연했고,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이다.

이번 시즌에 제이크 역으로 합류한 장현성은 21일 "초연 당시 강력한 에너지를 받아서 '이 작품을 언젠가 하고 싶다' '언젠가 출연하게 될지 몰라' 같은 생각을 했다"면서 "지난 주 드라마 촬영이 끝나 스케줄이 무리였는데,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현성은 '시그널' '라이브' 그리고 최근 '닥터 프리즈너' 등 드라마를 통해 익숙한 배우다. 하지만 1990년대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극단 학전에도 몸 담았다. 이 극단의 대표작인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도 나온 그는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와 함께 '학전 독수리 오형제'로 불린다.
 
 2012년 '노이즈 오프' 이후 7년 만의 연극 복귀지만, 그 사이에도 연극 주변부를 맴돌았다. 작년 '지하철 1호선'이 10년 만에 다시 공연한 기념으로 열린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장현성은 "어쩔 수 없이 상업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작품이 많이 노출되기 쉽지만, 그래도 볼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면 연극에 더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며 연극에 애정을 드러냈다.

"물론 성의 없이 작품이 만들어졌다거나 자랑할 거리가 없다면 할 말이 없죠. 드라마와 달리, 영화와 연극은 관객이 적극적으로 찾아보지 않으면 보기 힘들어요. 3연째라면 연극 판 안에서는 꽤 좋은 소문이 난 공연이죠."

'킬 미 나우' 제작진이 3연째 작품을 끌어오면서 높게 평가 받는 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민감한 작품인 만큼 항상 귀를 열어두고 있다는 점이다.

오경택 연출은 "소수의 이야기에 대해 예전보다 훨씬 더 공론화됐고 사회가 달라지고 있는 과정들을 본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소재적, 주제적 측면을 초연과 재연보다 더 생각했다. 관객들 역시 생산적인 논의라고 해야 하나, 이슈들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을 보고 굉장히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초연부터 제이크 역을 맡아온 이석준 역시 "생각보다 관객들이 마음을 열 준비가 돼 있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고, 빠르게 흡수했다"면서 "이런 부분들이 누적이 돼 사회가 바뀌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피드백으로 무대에 설 수 있다"고 했다.

선천성 장애로 아빠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이제는 독립을 꿈꾸는 아들 조이 역은 초·재연 당시 섬세한 신체연기와 감정표현으로 주목 받은 윤나무가 다시 맡는다. 같은 역에 영화 '범죄소년'으로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연극 무대를 오가는 서영주도 캐스팅됐다.

제이크의 연인 '로빈' 역에는 서정연과 양소민, 제이크의 여동생이자 조이의 고모인 '트와일라' 역에 임강희와 문진아가 캐스팅됐다. 7월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시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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