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 육성하려면 투자 막는 규제부터 풀어야"

기사등록 2019/05/16 06:00:00

헬스케어·전기차 등 미래먹거리 산업에 한국 유니콘 기업 '전무'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10억 달러(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막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CB Insight가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산업진출과 인수합병(M&A), 기업공개 현황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분석 결과 한국 벤처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산업별 규제를 개선하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상위 10개 산업(진출 기업수 기준) 중 한국 유니콘 기업이 진출한 분야는 전자상거래,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 수요산업 등 4개 산업으로 나타났다. 반면, 헬스케어, 전기차, 빅데이터 등 산업에는 한국 유니콘 기업이 단 1개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현재 헬스케어 산업의 DTC(비의료기관과 환자간 직접 검사) 검진 항목은 ‘이것만 되고 다른 것들은 안 된다’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산업은 비식별 데이터를 개인정보로 간주하고 상업적 활용을 금지하는 규제로 인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이 진출하지 못한 6개 산업 분야에 진출한 유니콘 기업들의 가치 총액(1426억 달러)은 한국 유니콘 기업가치 총액(259억 달러)의 5.5배에 이른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은 2019년 5월 현재 총 8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M&A나 기업공개(IPO) 등의 방법을 통해 회수전략을 실행한 기업은 지난 10년간 카카오 1개(2014년 다음과 합병)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134개의 유니콘 기업이 상장하거나 인수합병 했고 중국에서는 30개 기업이 회수전략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2009년부터 2019년 5월까지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총 204개사가 투자회수 전략을 실행했으며, 방법은 기업공개(60%), 인수합병(36%) 순이다.

한국 유니콘 기업의 주요 투자사 중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은 단 네 곳에 불과하다. 한국의 벤처기업은 외국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어적·지리적 제한으로 인해 투자 결정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외국 투자자들 중에는 세콰이어 캐피탈, 힐하우스 캐피탈 등 글로벌 투자 전문회사도 있으나 텐센트와 같은 IT 기업들도 유니콘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텐센트는 100% 지분을 보유한 투자 회사인 텐센트 모빌리티를 통해 25개 글로벌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고 있고 이는 세계 1위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 캐피탈(24개)보다 많다.

한경연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단기간 내 사업화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의 유니콘 기업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한국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고 다양한 분야에 진출시키기 위해서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야는 규제만 완화하면 산업 발전이 충분히 가능한 분야"라며 "벤처기업의 민간 투자자를 다양화하고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주회사의 기업벤처캐피탈(CVC) 허용, 벤처기업의 대기업 집단 편입기간 연장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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