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일정도 취소, 우즈벡까지 온 양희은…고려인들 심금 울려

기사등록 2019/04/22 16:07:53

20일 文대통령 순방 우즈베키스탄 동포간담회 참석

靑 "동포간담회에 가장 어울리는 가수여서 모시게 돼"

"상록수 노래 가사, 고려인들의 삶 반영하는 것 같아"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20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가수 양희은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9.04.21. (사진=청와대 제공)pak7130@newsis.com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20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가수 양희은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9.04.21. (사진=청와대 제공)[email protected]
【누르술탄(카자흐스탄)=뉴시스】홍지은 기자 = "저 들의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고려인 동포 200여명이 참석한 간담회장에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가수 양희은 씨의 '상록수' 였다.

머나먼 외지, 정착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낸 고려인들의 애환을 달래듯 양희은 씨는 20일 우즈베키스탄 한국문화예술의 집 연회장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 '깜짝' 등장해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갔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인 동포들과 고려인들이 초대된 이번 간담회는 동포들의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의 하이라이트는 문화 공연이었다. 타슈켄트주 합창단의 '아침이슬' 공연이 끝나자마자 원작 가수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가수 양희은 씨가 예고없이 등장해 '아침이슬'을 이어나가자 분위기가 일순 달라졌다. 70~8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익숙한 선율이 울려 퍼지자 일부 동포들은 가사를 함께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20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가수 양희은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9.04.21. (사진=청와대 제공)pak7130@newsis.com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20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가수 양희은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9.04.21. (사진=청와대 제공)[email protected]

양희은 씨는 노래를 마친 후 "여러분을 보니 뭔지 모를 울컥함이 있다"고 했다.

객지에서의 서러움을 딛고 중앙아시아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궈낸 동포들의 그간의 노고과 애환을 달래듯 또다른 명곡 '상록수' 노래를 이어갔다. 동포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몸을 움직이며 호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족 정서를 울리는, (동포간담회에) 가장 어울리는 가수였기 때문에 모시게 됐다"면서 "상록수 노래로부터 오는 울컥함, 애잔함 등이 고려인들의 삶을 반영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실제 양희은 씨는 기존에 예정된 개인 일정이 있었지만, 이번 공연 제안을 듣고 일정을 취소한 뒤 비행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 후 문 대통령도 양희은 씨에게 다가가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단연코 빼놓을 수 없었던 주인공은 고려 동포인들이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 각각 동포간담회를 열고 고려인들을 향해 자랑스러움을 표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20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가수 양희은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9.04.21. (사진=청와대 제공)pak7130@newsis.com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뉴시스】박진희 기자 = 20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가수 양희은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9.04.21. (사진=청와대 제공)[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수교를 맺은 지 30년도 되지 않은 양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형제국이 된 것은 고려인 동포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이라며 "고려인 동포들과 재외국민 모두 양국관계를 끈끈히 이어주는 소중한 분들"이라고 격려했다.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가교 역할을 고려인들이 톡톡히 해주고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한국과 중앙아시아간 오랜 교류의 역사와 문화적 역사성에 기반한 유대감을 재확인해 우리의 인적 자산을 잘 챙겨나가겠다는 의지도 이번 일정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인 김정숙 여사도 19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외곽에 위치한 아리랑 요양원을 방문해 역경을 딛고 성장해 현지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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