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북한, 현 상황 타파 위해 모종의 도발 가능성"(종합)

기사등록 2019/03/26 17:52:51

"남북·한미·북미 3가지 톱니바퀴 맞물려 돌아가야"

"톱니바퀴 단단치 못해 제대로 맞물려 못 돌아가"

"핵심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칙" 강조

"북미 비핵화 정의에서 기본입장 확연하게 달라"

"김정은 비핵화, 91년 김일성 주석과 개념 같아"

"북한 비핵화 협상 경제위기 모면하기 위한 것"

"北, 당장은 강경 자세…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北 적당한 안 내놔도 트럼프가 협상할 수 있어"

"문제를 봉착에 빠뜨리지 않고 해결할 가능성도"

"한미동맹은 의지만 있으면 조여져…강화해야"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9.03.26.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9.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깊이 생각해볼 때"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하노이 미북회담 결렬 이후 한 달이 지나면서 여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그동안 비핵화라는 기계는 남북, 한미, 미북의 세 가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갔다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톱니바퀴들 중 어느 것 하나 단단하지 못했고,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지도 못했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3자 모두 그렇지 않은 척했지만, 한 가지 핵심적인 문제 앞에서 이 톱니바퀴들의 취약함이 결정적으로 드러나고 말았다"며 "핵심적인 문제란 바로 '한반도의 완전 비핵화'라는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비핵화에 관한 정의에 있어서 북한 한미 양국의 기본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며 "북한은 미국의 핵우산을 철폐하고 한반도 주변의 비핵화지대를 목표로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하자는 저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반 전 총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북핵의 CVID식,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가 아니라 사실상 북핵 활동 동결 '플러스' 미국 핵우산의 제거로 이해해 왔던 것"이라며 "이는 1991년 김일성 주석이 주장하던 비핵화 개념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9.03.26.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19.03.26. [email protected]
이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북한의 과거, 현재, 미래 핵 능력의 전면 폐기로 이해한다는 것을 북한이 모를 리가 없다"며 "그러면서도 북한이 여기에 합의한 것은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위기를 모면하고 이 모호한 표현을 통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의 완전 결렬은 실망스러운 결과임에 틀림없지만,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김정은 위원장의 이해와 의도가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꼭 실망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연락사무소 철수 논란에서 보는 것처럼 북한은 당장은 강경한 자세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 북한이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모종의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은 '북한이 북미회담에서 적당한 수준에서 안을 내놔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정도면 됐다고 협상할 가능성이 있냐'는 패널 질문에는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제재를 철회한 순간 북한 연락사무소 일부가 귀환하고 그런 것이 일종의 '말하지 않는 교감'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개인 간의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약간 '케미'가 맞는 기분"이라며 "문제를 완전히 봉착에 빠뜨리지 않고 해결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19.03.26.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19.03.26. [email protected]
또 반 전 총장은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세 개의 톱니바퀴 중 한국과 미국이라는 톱니바퀴만큼은 양국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단단히 조여지는 것이므로, 흠집이 나 있는 한미동맹을 수선하고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외교는 기본적으로 양자, 다자도 있고 다변화, 다원화시켜야 한다"면서도 "다변화한다고 미국을 '원 오브 뎀'(one of them), 그러면 외교 전문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다. 요즘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의 가치나 현 상황에 있어서는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부부관계도 사랑을 확인하고 친구관계도 우애를 확인하고 이런 것이 필요하듯이 동맹관계도 서로 관리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사관 주변이) 경호 차단 버스들로 이중·삼중으로 싸여있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최고의 맹방이다. 맹방 미국의 우리나라에서 지위다. 미국 사람들 얼마나 서운하겠냐"며 "우리가 북한하고 그야말로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이다. 이런 것을 대개는 잊어버리고 한 가지 면만 보는 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국방장관 등이 확실한 지향점을 국민들한테 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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