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최악" 與 "천연 다이아몬드"…김연철 청문회 '극과 극'

기사등록 2019/03/26 14:12:57

국회 외통위,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막말·욕설로 국무위원 자질 불합격…남남갈등 대상"

"한반도문제 해결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실용주의자"

김 후보, "사과" "반성" "유감" 반복…"최선 다하겠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03.2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박영주 이재은 정윤아 기자 =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막말'을 겨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여당 역시 김 후보자의 막말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대체로 능력과 전문성을 부각시키며 방어에 할애했다.

김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사망 사건을 '통과의례'라는 의견을 내 논란이 일었다.

과거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2015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천안함 폭침 5주기 때 군복을 입고 강화도 해병대를 위문한 것을 두고 "군복 입고 쇼"라고 폄하했고,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씹다 버린 껌", 추미애 전 대표를 향해 "감염된 좀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너무나도 저질 발언, 막말, 욕설이고 지식인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은 이미 불합격으로 검증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장관이 되기에는 턱없이 자질이 부족하다. 세상을 향해서 내뱉는 인사들이 전 지식인이나 대학교수라고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너무나도 거칠고 품위가 없고 분노에 차있고, 거의 욕설에 가까워 차마 이 자리에서 제 육성으로 옮기기가 민망할 정도의 표현들로 일관돼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석호 의원은 "후보자의 이념, 생각은 다를 수 있고 그런 부분은 서로 토론하고 극복할 수가 있다. 그런데 정제되지 않은 언행들, 비록 사과는 했어도 그 말이 어디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청문회를 보면서 자리(장관)가 뭔지 참 씁쓸함을 느낀다. 후보자의 정제되지 않은 언행들 속에서 독선적인 가치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대학 교수 시절 SNS에 썼지만 공인으로서 자격은 정말 없다. 대학 교수로서 제자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 글(막말)을 통해서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와 욕설을 그칠 줄 몰랐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과연 장관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정 의원은 이어 "역대 최악의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우리가 청문회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 후보자 청문회를 하면서 '과연 저런 후보자가 장관이 됐을 때 통일부가 왜 필요한가' 그런 생각이 든다.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인데 본인은 남남갈등의 대상이 되어있다"고 꼬집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저서에서 박왕자씨 사건을 기술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어떻게 현장에 있었던 사람 같이 북한군 입장을 대변하느냐"며 "이런 분이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으로서 가능하다고 보나. 국민들이 동의하겠나. 이것도 부족해서 고 박왕자 사건은 우리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발언하고 글 쓴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질타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건이 우발적 사건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가 됐고, 2018년 1월 '70년의 대화'라는 저서에서는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했는데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면 이것은 결코 우발적인 사건이 될 수는 없다"며 "고의적인 도발이고 천인공노할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인데 우발적 사건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경거망동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장관에 내정된 다음 민감한 현안에 대한 과거 발언이나 입장을 번복한 태도도 문제 삼았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북한에 대한 편향이 너무 도를 넘고 있다. 또 그렇게 확실한 주장을 해놓고도 지금은 학자적인 양심을 저버리고 과연 진심성 있는 해명이나 현재 입장을 발표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천암함 폭침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기존 입장을 번복한 태도를 질타하자, 김 후보자는 "학자의 언어와 공직자의 언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피해갔다. 또 김 의원이 막말 파문을 겨냥해 "학교에서 학생들에 강의할 때 이보다 과격한 표현을 썼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어땠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강의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9.03.2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2019.03.26. [email protected]
여당 의원들은 후보자의 능력이나 전문성에 초점을 둔 정책 질의에 치중했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언론에 김연철 교수의 칼럼이 나오면 열심히 정독했고 남북관계, 비핵화문제에 대해서 자문을 구한 적도 많이 있다"며 "후보자는 이념에 갇혀 있지 않고 현실과 현장을 중시하고 그를 기반으로 해서 굉장히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한반도문제 해결의 해법을 다각적으로, 끊임없이 모색하는 실용주의자"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은"보통 인사검증이나 청문회를 할 때 세금탈루, 병역면탈, 성범죄, 음주운전, 위장전입 등의 기준이 있는데 김연철 후보 청문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7개 중에 어디 하나 해당 안 되는 꺠끗한 후보였다"며 "전문성에서도 이렇게 투철하게 남북관계를 연구한 사람이 또 있을까. 통일부 장관으로 '천연 다이아몬드'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재권 민주당 의원이 "비핵화와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이 함께 가야 한다. 양축이라고 볼 수도 있고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평화체제는 병행 추진해야 된다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공감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후보자가 말씀했던 금강산관광객 피격이나 천안함, 연평도 사건은 이명박 정부 시절 10·4 선언 불이행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우발적 사건이 터져나와 비롯된 것이라는 취지였다"며 후보자 대신 오해를 풀어줬다. 다만 송 의원은 "교수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막말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남북관계를 고려해야 할 위치인 만큼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인영 의원은 "그동안 여러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바 같이 몇몇 언급과 주장에 과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후보자께서 지난 날 대통령이나 여러 분들과 관련해서 아픈 이야기를 하고 때로는 격한 비난을 하셨지만 통일부 장관이 되시면 딱 한가지 일만 제대로 해내시면 그간의 과가 새로운 공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SNS상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 "깊이 반성한다", "깊이 유념하겠다" 등 '사과'나 '유감', '반성'이라는 표현을 수십차례 언급할 만큼 낮은 자세로 임했다.
 
다만 "NLL(북방한계선) 문제나 금강산관광 문제에 대해 발언의 취지가 조금 잘못 알려져있는 측면도 있다"며 "NLL의 경우 제가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지만 북방한계선을 지키면서도 서해 평화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건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사과와 진상조사,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관되게 말씀드린 바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강석호 의원으로부터 "북한비핵화를 위한 좀 더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을 갖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맹목적인 남북 경협만 설파하고 있는 통일부 장관 후보자, 저는 자질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든데 지금이라도 그냥 시원하게 자진 사퇴하는 게 어떠냐"고 묻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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