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 다스릴 것" 성명 냈던 김정은…대화와 도발 '기로'

기사등록 2019/03/15 18: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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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미 메시지 낼지 주목
직접 국무위원장 명의 성명 통해 입장 표명 가능성
트럼프와 개인적 신뢰 표명…선언 수위 낮출 수도
4월 최고인민회의나 김일성 '태양절' 때 언급 가능
"협상 중단 선언 시 한반도 군사적 긴장 다시 고조"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선거 투표를 위해 김책공업종합대학(김책공대)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환호하는 김책공대 교직원과 학생들을 향해 박수를 치는 모습. 2019.03.10.(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김지현 기자 =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원인을 놓고 당사국 간 장외 공방전이 본격적으로 가열되는 양상이다. 북한이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곧 입장을 표명할 거라고 예고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미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15일 평양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핵·미사일) 동결 상태를 유지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이다"라며 "머지않은 시일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만간 입장을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해 김 위원장이 직접 대미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이 직접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통상 내각 기관이나 당 외곽 기구 명의의 성명으로 입장을 표명해왔으나, 지난 2017년 9월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낸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자 김 위원장은 국무위원장 명의 성명에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응수했다.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회담 결렬 이후에도 '개인적 신뢰'를 표명하고 있어 북한이 최고 수준의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또다시 협상 교착 위기에 봉착한 만큼 메시지의 무게를 더하기 위해 최고지도자 명의의 성명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최고지도자 명의 성명은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만약 '협상 중단' 의사를 밝힐 생각이라면 본인 명의가 아닌 당 기관 등 다른 형태의 선언으로 수위를 낮출 거라는 전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지속할지 곧 결정할 것이라고 했으므로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발표해 협상 지속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북미 정상이) 신뢰를 재확인하고, 이어 실무회담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내부 정치 행사를 계기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통상 매년 4월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했다. 올해는 지난 10일 제14기 대의원 선거를 치렀다. 4월초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되며 향후 정책 방향을 밝히고, 여기에 대미 메시지를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는 최대 기념일인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15일)을 계기로 관련 발언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올해는 정주년(0 또는 5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어서 열병식 등의 대규모 경축 행사가 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associate_pic4【평양=AP/뉴시스】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가운데)과 북측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각국 외교관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 부상은 이날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03.15
최 부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황금 기회'를 놓쳤으며, 지금과 같은 '정치적 계산'을 바꾸지 않는 한 외교적 대화나 타협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다고 강조했다.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최 부상 기자회견은 결렬 책임을 북한으로 돌리는 미국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열린 장외 여론전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난해 5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발언을 비판했다가 회담이 취소될 뻔한 전례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 명의로 이야기를 하면 판이 깨질 수 있다. 북한은 발언 수위 조절을 할 것이다. 그 다음에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만약 김 위원장이 협상 중단을 선언하게 된다면 미국이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북한은 심각한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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