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감시탑·DMZ끊어진 철길...마이클 케냐가 담아낸 한국

기사등록 2019/03/15 16:15:45

최종수정 2019/03/15 18:14:47

공근혜갤러리서 한국 프로젝트 'KOREA- part 1' 개막

"한국 배경 사진 촬영 진행형 이후 독도→ 북한 갈 것"

【서울=뉴시스】 Watchtower, Study 10, Wolcheon, Gangwondo, South Korea. 2006 (강원도, 월천)ⓒMICHAEL KENNA,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서울=뉴시스】 Watchtower, Study 10, Wolcheon, Gangwondo, South Korea. 2006 (강원도, 월천)ⓒMICHAEL KENNA,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DMZ의 끊겨진 철길, 철원 해변가의 망대가 쓸쓸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솔섬' 사진으로 국내에서 유명해진 영국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KOREA- part 1' 전이 15일 개막했다.

서울 삼청로 공근혜갤러리가 남북화해 무드에 맞춰 준비한 전시다.올해로 작가 인생 45주년을 맞는 케나는 그 동안 중국, 일본, 프랑스, USA 등의 다양한 나라의 풍경을 담은 사진집을 발표해 왔다. 이번 전시는 2005년부터 2018년 까지 한국을 방문하며 촬영한 사진들만을 모았다.

강원도의 민경 초소(GP)의 감시탑등 그의 풍경 사진들은 남과 북으로 갈린 한국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케냐는 "철조망으로 보호된 망대가 서 있는 해변을 어디서도 본 적이 없었다. DMZ에 가까워 질수록 해변가의 감시탑 (watchtower)의 분위기가 더 불길해졌다"며 "남한은 내게 사진 촬영을 할만한 아주 흥미로운 것들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지금도 외형적으로나 분위기적으로도 눈에 띄게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국가"라며 "앞으로 북한에서는 어떤 것들을 발견 할 수 있을지 상상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북한에 직접 가서 제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전시 제목을 단순히 '한국'이 아닌 '제 1부' 라고 덧붙인 이유다.  마이클 케냐는 자신의 작은 소망을 전시 서문에 이렇게 썼다.

“남한과 북한의 풍경을 모두 담은 KOREA 사진집을 발표하고 곧 여러 나라에서 하나의 한국으로 전시회를 진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북한으로부터 정식으로 초청을 받아 그 곳의 풍경들을 자유롭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님, 꼭 저를 초청해 주십시오. 하루 빨리요.“

【서울=뉴시스】 Hadong Power Station, Study 1, Namhea, Gyeongsangnam-do, South Korea. 2018 ⓒMICHAEL KENNA,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서울=뉴시스】 Hadong Power Station, Study 1, Namhea, Gyeongsangnam-do, South Korea. 2018 ⓒMICHAEL KENNA,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그는 현까지 수십 년에 걸쳐서 여러 개의 프로젝트와 주제를 놓고 동시에 작업하고 있다. 한국 프로젝트는 이러한 일련의 시리즈 중 하나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 여행을 계속하기를 열망한다. 독도는 다음으로 방문할 한국 사진 촬영지의 1순위라고 한다. 그 다음은 북한이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저의 사진 촬영은 계속 진행형입니다. 남한과 북한 모두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가 아주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저에게는 너무 행운이었죠. 남과 북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하나의 ‘KOREA’ 전시회가 곧 다시 열릴 수 있길 희망합니다.” 

단순한 풍경 사진가가 아니다. 그의 사진 한장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소나무 숲을 보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07년 강원도 삼척에서 찍은 솔섬 사진이 발표되면서다. 삼척시는 케나 작품의 제목을 빌어 '솔섬'으로 지명을 바꾸고 이 곳을 강원도의 관광 명소로 지정했다.

마이클 케냐는 200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슈발리에 Chevalier’ 문화 예술 공로 훈장, 스페인, 미국 등에서 예술상을 받은 바 있다. 2016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외국작가로는 처음으로 최고 사진작가상도 수상했다. 45년간 세계 각지의 600개가 넘는 화랑과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영국의 팝 가수 엘튼 존은 마이클 케나의 사진으로 첫 미술품 컬렉션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00점이 넘는 케나의 작품을 꾸준히 컬렉션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Pine Trees, Study 5, Unyeo Beach, Chungcheongnam-do, South Korea. 2018 (충남, 운여해변)ⓒMICHAEL KENNA,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서울=뉴시스】 Pine Trees, Study 5, Unyeo Beach, Chungcheongnam-do, South Korea. 2018 (충남, 운여해변)ⓒMICHAEL KENNA, 사진제공 공근혜갤러리

 
흑백사진은 손맛이 깃들어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마이클 케나는 45년간 한결같이 암실에서 수작업으로 장시간 작업한다. 전통적인 흑백 은염 인화 방식을 아직도 고수한다. "이러한 아날로그 작업 방식이 자신의 작품을 결정짓는 창작의 핵심적인 요소다."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특별 한정판 사진집 'KOREA, Part Ⅰ'도 발간됐다. 전시는 4월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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