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반민특위' 발언에 여야 "역사인식 결여" 비판

기사등록 2019/03/15 16:34:11

與 박주민 "아무말 대단치 중단" 박광온 "색깔론 기반한 인식"

바른미래 "빈약한 인식 부끄러워…자유한국총독부로 당명을"

평화당 "토착왜구 커밍아웃" 정의당 "친일파 후예임을 고백"

한국당 "친일 프레임 옭아매기 경종…천박한 사고 벗어나라"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03.14.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전날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여야 4당이 15일 "역사인식이 결여됐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빗댄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 원내대표의 역사 인식을 보여주는 발언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정국을 더욱 얼어붙게 하는 모양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가 '가짜 독립유공자'를 가려내기 위한 전수조사 작업을 통해 서훈 취소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을 비판하며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에 대해 '친일'이라는 올가미를 씌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방 이후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이라며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훈처가) 잘 해줄 것을 말씀드린다"고 주문했다. 반민특위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대전광역시청에서 가진 대전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나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반민특위는 친일청산을 위한 기구였다"며 "오히려 반민특위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서 역사의 아픔으로 남고, 국민을 분열되게 만들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발언을 한다는 것은 과연 (나 원내대표가)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인가 의심을 들게 한다"며 "부디 나 원내대표는 '아무말 대잔치'를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굉장히 왜곡된 역사 인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역사 인식이고, 우리 당과 정부로서는 매우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해방 이후 친일 세력들이 세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바로 '빨갱이 낙인찍기'였다"며 "국회 연설에서 있었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도 사실 그 연장선에 있고, 그 기본 인식은 색깔론에 기반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단죄와 분열을 구분 못하는 나경원의 빈약한 역사 인식이 부끄럽다"며 "자신이 친일 세력이라는 속내를 거침없이 토해내기로 한 것이냐"고 일갈했다.

이어 "5·18을 부정하더니 이제는 반민특위마저 부정하고 있다"며 "그냥 '자유한국총독부'로 당명을 바꾸라"고 촉구했다.

문정선 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나경원은 '토착왜구'라는 국민의 냉소에 스스로 커밍아웃했다"며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였다. 실패한 반민특위가 나경원과 같은 국적불명의 괴물을 낳았다"고 맹비난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이후 또 하나의 어처구니없는 망발"이라며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이 있다. 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과 진배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지난 5·18 망언에 이어 반민특위 망언까지 극단적인 망언 시리즈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더 이상 역사를 왜곡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국당은 여야 4당의 비판을 오히려 재반박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천박한 사고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친일 프레임 옭아매기 시도에 경종을 울린 것뿐"이라며 "반민특위에 대한 발언의 진위를 거꾸로 평가하고 공격하는 민주당의 태도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지지율 만회의 수단으로 친일 프레임을 이용해 손쉽게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천박한 사고에서 이제 벗어나기 바란다"며 "대신 사회주의 경제 실험으로 망쳐놓은 나라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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