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거래세 조정효과 회의적 보고서 잇달아…왜?

기사등록 2019/01/23 10:42:25

현대차증권 "폐지돼도 증시 유의미하게 상승하지 않을 것"

NH투자증권 "거래대금과 거래량에 미치는 영향 일시적"

케이프 "증시자금 유입과 직접 연관성 단정 짓기 힘들어"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증권거래세 개편을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밝히자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가 다시 수면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정작 증권거래세 조정을 요구해온 증권가에서는 거래세 조정이 증시나 거래대금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담은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태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3일 '증권거래세 조정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증권거래세가 폐지돼도 일평균 거래대금과 증시가 유의미하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정부를 중심으로 증권거래세 조정 논의가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이 높은 회사들의 주가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는 증권거래세가 인하 또는 폐지될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 및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시장에서 기대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 증권거래세 인하 시 영향이 미미했고 거래수수료율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듯이 거래 비용 때문에 거래대금과 증시가 유의미하게 변화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가령 과거 증권거래세 조정은 총 4차례(3회 인하, 1회 인상) 있었는데 그중 단 한 번도 일평균 거래대금이나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거래세 인상 후에는 증시가 견조했던 반면 인하 후에는 부진해 당초 의도와는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래 수수료율의 사례에서도 일평균 거래대금과 증시가 거래비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증시는 펀더멘털과 환율에 따라 등락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증권거래세 인하가 증시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근거로 중국 상하이 증시 사례를 들고 있는데 그곳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3분의 2 수준으로 개인 비중이 3분의 1 수준인 한국과 다르다"며 "오히려 일본과 투자자 현황이 비슷한데 일본은 증권거래세 폐지가 지수 수익률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반영되기까지 했다"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도 증권거래세 인하 효과가 일시적이고 오히려 시장 상황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봤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과거 한국 사례와 일본 사례를 통해 본 증권거래세 인하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증권거래세 인하는 일시적으로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원 연구원은 "1995년 7월 증권거래세율이 0.5%에서 0.45%로 인하됐을 때, 일평균 거래대금은 4000억원 후반 수준에서 5000억원 초반 수준으로 6개월 동안 일시적으로 상승했고 그 후에는 오히려 거래대금이 하락했다"라고 전했다. 

또 "1996년 4월 증권거래세율이 0.45%에서 0.3%로 하락했을 때도 4000억원 수준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6개월동안 5000억원 수준으로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또한 시계열을 길게 보면 증권거래세율보다는 시장의 상황이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에 더 영향을 준다"라고 판단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거래세 인하 논의가 확대되는 것에 대해 "증권거래세 인하와 증시자금 유입과의 직접 연관성은 단정 짓기 힘들다"면서 증권업종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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