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성장률 2.7%…"올해 더 나빠질 수 있어"
NH투자증권, KB증권 2.4% 전망…"반도체 수출 부진"
【서울=뉴시스】류병화 기자 = 지난해 한국 경제가 2.7% 성장, 6년 만에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수출 둔화, 투자 감소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더 나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 전망치는 2.59%이다. 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치 2.7%를 하회한다.
1분기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48%, 2분기 2.43%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전일 우리나라의 연간 실질 GDP는 2.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1.0% 성장한 이후 2·3분기 연속 0.6% 성장에 그쳐 성장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었다. 이후 4분기 정부 부양 확대에 힘입어 '1%대 성장'이라는 깜짝 반등에 성공해 2.7% 성장을 달성했다.
이는 그러나 지난 2012년(2.3%)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2017년(3.1%) 이후 2년 연속 3%대 성장 달성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0%로 지난해 1분기(1.0%) 이후 3분기 만에 1%대로 올라섰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막바지 부양에 힘을 쏟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 정부소비는 3.1% 성장하며 지난 2010년 1분기(3.4%) 이후 35분기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정부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소비(0.5%p)와 투자(0.7%p) 모두 전분기(0.2%p, -0.4%p)보다 확대된 1.2%p로 집계됐다.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와 수출 증가율이 둔화돼 투자 감소폭이 줄어들어도 증가로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해 공공투자,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대한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깜짝 성장했지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성장을 주도한 내수에서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1.2%포인트를 기록해 사실상 정부 지출이 만든 성장률"이라고 분석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슈퍼 예산, 친노동 정책 기조 조율 의지 등 정책 변화 조짐에 경기 하강세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외 정책 갈등 완화시 연간 2% 중반의 성장은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 호조로 올해 성장률은 한국은행과 유사한 2.6%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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