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철수 검증현장…北 "오솔길, 역사적 대통로 되길"

기사등록 2018/12/12 18:56:11

北 안내요원 반갑게 인사하며 맞이

남북 군인들, 서로 담배도 주고받아

【서울=뉴시스】12일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9시께 군사분계선상에서 만난 우리 측 검증반 반장과 북측 안내요원이 악수를 하는 모습.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2일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9시께 군사분계선상에서 만난 우리 측 검증반 반장과 북측 안내요원이 악수를 하는 모습.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12일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65년 만에 첫 걸음을 뗀 GP 철수는 이날 남북 각 11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우리 측 검증반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남측 GP와 북측 GP를 잇는 11개의 오솔길을 이용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오솔길은 현장검증을 위해 남북이 지난 10여 일 동안 개척한 것이다.

우리 측 검증반은 방탄헬멧에 노란색 띠를 두르고 무장병력의 경호를 받으며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했다.

오솔길 가운데에는 '군사분계선, Military Demarcation Line'이라고 써진 노란 간판이 있었고, 만날 지점을 나타내는 가로 3m, 세로 2m 크기의 황색 수기가 함께 설치됐다.

우리 측 검증반이 황색수기가 있던 지점으로 이동하자 북측에서도 안내요원이 무장병력과 함께 내려왔다. 이어 황색수기가 한쪽으로 걷어지고 우리 측 검증반과 북측 안내요원이 군사분계선상에서 악수를 나눴다.

【서울=뉴시스】12일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북측 안내요원이 우리측 검증반에게 북측 GP와 지형 등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2일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북측 안내요원이 우리측 검증반에게 북측 GP와 지형 등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우리 측 검증반 윤명식 대령이 먼저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라고 하자, 북측 안내요원은 "남측 성원들을 안내하기 위해 나온 안내 책임자 육군 상좌(중령급) 리종수라고 합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며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라고 되물었다. 악수를 나누는 북측 안내요원의 표정은 밝았다.

윤 대령이 "여기서 만나는 게 최초"라고 언급하자, 북측 안내요원은 "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통로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화답했다.

북측 안내요원은 군사분계선 통과 전 "우리 쪽 민경초소(GP)에 대해서 파괴 정형에 대해 료해(살펴봄)하고 오후에는 2시부터 귀측 헌병초소(GP)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렇게 합시다"고 말했다.

윤 대령은 안내요원과 북측이 개설한 오솔길을 오르면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추운데"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북측은 우리 측 검증반을 위해 미리 준비한 현황판에 GP 파괴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 6장을 붙여놓기도 했다. 사진에는 원래 있던 '감시소' 사진과 시설 파괴 후 찍은 '감시소가 있던 위치'라는 제목의 사진 등이 있었다.

【서울=뉴시스】12일 오전 우리 측 GP 시범철수 검증반이 북측 GP를 방문해 파괴된 잔해들을 살펴보고 있다.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2일 오전 우리 측 GP 시범철수 검증반이 북측 GP를 방문해 파괴된 잔해들을 살펴보고 있다.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우리 측 검증반은 GP 파괴 후 잔해물을 살피고, 북측 안내요원과 초소, 지형 등과 관련된 여러가지 대화를 나눴다.

오전 우리 측의 현장검증이 끝나고 오후 2시께부터는 북측 검증반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측  GP를 방문,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북측 검증단은 오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검증을 마치고 오후 4시53분께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북측으로 북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에 우리쪽 검증단이 북쪽에 갔을 때, 북쪽에 철수된 GP를 검증하면서 남북이 서로 담배를 권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환담회 시간도 가졌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지하갱도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청진기처럼 생긴 우리 측 장비를 가지고 가서 검증했는데도, 북쪽이 제지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협조해줬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현장검증 장면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황실에도 생중계돼 문재인 대통령도 이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

또 문 대통령은 관련 상황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박종진 1군사령관, 김운용 3군사령관 등으로부터 화상회의로 관련 내용을 보고받기도 했다.

【서울=뉴시스】12일 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실시되는 가운데, 북측이 설치한 현황판 앞에서 우리측 검증반과 북측 안내요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2일 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이 실시되는 가운데, 북측이 설치한 현황판 앞에서 우리측 검증반과 북측 안내요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2.12.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시범철수가 완료됨에 따라 남북은 향후 자체 평가와 보완을 거쳐 군사실무접촉 등을 통해 한 단계 진전된 조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남북은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DMZ 평화지대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로 비무장지대 내에 있는 모든 GP를 철수하기로 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GP철수의 경우 남북이 11개씩 동수(同數)로 진행됐다"며 "다음 GP철수는 남북이 지역을 정해서 해당 지역의 GP를 철수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상호 현장검증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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