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사모펀드 공격까지…조양호 한진 회장 경영권 흔들리나

기사등록 2018/11/16 09:42:50

국내 사모펀드 KCGI,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2대 주주 등극

KCGI "지분 9% 장내 매집, 경영참여 목적 분명히"

재판 결과에 대한항공, 진에어 경영권도 위태로울 가능성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오너가 이슈로 홍역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이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사모펀드의 위협을 받으면서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을 받는 조 회장은 이달 말 첫 재판이 예정된 상황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과 진에어 경영권이 위태로울 수 있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참여 선언에 입지가 더욱 흔들리게 됐다.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시위 및 오너일가 이슈로 풍파를 겪어온 한진칼의 2대 주주가 됐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 장내매수를 통해 9% 지분을 보유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의 투자목적회사다. KCGI는 LK파트너스 출신인 강성부 대표가 독립해 출범한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다.

업계에서는 KCGI가 지분 매입을 통해 한진그룹 경영에 참여를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이 17.84% 지분으로 최대 주주이며,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30% 미만(28.9%)에 불과하다. 이 떄문에 행동주의 공격에 대한 여지가 존재했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58.38%로 지분이 소액주주들에게 상당수 분산된 기업이다.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11월14일 발생한 '강성부펀드', KCGI의 한진칼 지분 9% 매입은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서막이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KCGI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했다"며 "보유목적에 경영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적대적 M&A가 아닌데도 지분율이 상당해 자연스레 표대결과 임원진 교체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된다"며 "특별결의인 이사해임은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감사선임은 3%룰(3%초과 지분을 가진 주주의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것) 때문에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진칼 이사회 멤버 7인 중 3인의 이사와 감사의 임기만료일은 2019년 3월17일로 예정돼 있다. 한진그룹이 오너 이슈로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그레이스홀딩스에 의결권을 넘길 가능성도 타진된다. 특히 행동주의투자의 핵심인 사회적 지레가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레이스홀딩스가 경영 참여 목적을 밝힌 만큼 임원의 선임과 회사 배당 결정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총 표 대결로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을지는 우호 지분 확보에 달렸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그레이스홀딩스가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다면, 한진칼의 적자 사업부 정리를 위한 호텔 및 부동산 매각, 계열사 경영참여 시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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