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투' 안우진, 강렬한 가을야구 데뷔전

기사등록 2018/10/20 18:32:45

최종수정 2018/10/20 18:37:50

고졸 신인 세 번째 포스트시즌 데뷔전 승리투수

준플레이오프 최연소 승리

【서울=뉴시스】 넥센 히어로즈 안우진. (사진 =구단 제공)
【서울=뉴시스】 넥센 히어로즈 안우진. (사진 =구단 제공)
【대전=뉴시스】김희준 기자 = '6억팔'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 한 판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신인 안우진(19)이 강렬한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러냈다.

 넥센은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7-5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넥센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다.

 넥센 타선에서 4, 5회초 연타석 3점포를 터뜨린 임병욱이 영웅이었다면 마운드에서는 3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빼어난 투구를 선보인 안우진이 단연 수훈갑이었다.

 이날 넥센의 사이드암 선발 투수 한현희는 3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1로 앞선 4회말 무사 만루의 위기에 한현희의 뒤를 이은 오주원은 기록상으로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이용규에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4-3으로 역전당한 4회말 2사 1루 상황. 장정석 넥센 감독의 선택은 신인 안우진이었다.

 신인이면 위축될 법도 하건만 안우진은 과감한 투구로 한화 타자들을 요리했다. 구위가 워낙 좋았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거침없이 꽂아넣었다.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삼진 5개를 솎아내는 동안 볼넷은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4회말 2사 1루 상황에 마운드에 선 안우진은 송광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한화 쪽으로 넘어가려던 흐름을 끊었다.

 넥센이 5회초 임병욱의 우중월 3점포로 다시 리드를 잡으면서 안우진은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췄고, 쾌투를 선보이면서 스스로 승리를 일궜다.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은 하주석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최진행, 최재훈을 모두 삼진으로 솎아냈다. 6회말에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다.

 넥센이 7회초 김재현의 적시타로 1점을 더한 뒤인 7회말 안우진은 선두타자 제라드 호잉에 우전 안타를 맞아 퍼펙트 행진이 깨졌다.

 신인이 큰 무대에서 퍼펙트 행진이 깨지면 갑자기 난조를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안우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안우진은 이성열, 김회성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주석이 3루수 방면에 번트안타를 성공시켜 2사 1, 2루의 위기를 이어갔지만 안우진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대타 강경학에 좌익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해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넥센이 그대로 0-0으로 승리하면서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데뷔 무대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 투수가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것은 1992년 9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롯데 염종석, 2005년 10월 10일 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 플레이오프 3차전의 두산 김명제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19세 1개월 20일에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된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역대 최연소 승리 기록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2006년 10월 9일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KIA 타이거즈 한기주의 19세 5개월 10일이다.

 안우진은 1군 무대에 데뷔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초고교급 대어'라는 평가 속에 6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넥센에 입단한 안우진은 휘문고 시절 후배를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넥센 구단은 올해 1월 정규시즌 50경기 출장정지와 퓨처스리그 출전까지 금지하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

 넥센 2군인 화성 히어로즈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안우진은 구단 자체 징계가 끝난 지난 5월 25일에야 1군 무대를 밟았다. 넥센이 그를 1군에 등록했을 때에도 논란이 적잖았다.

 파란만장하게 1군에 데뷔해 올 시즌 20경기에서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19의 성적을 거둔 안우진은 첫 가을잔치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안우진의 호투는 넥센의 불펜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기도 했다. 넥센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한화와 비교해 불펜의 힘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뒷문이 헐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선발 한현희가 일찌감치 강판돼 넥센으로서는 여러모로 불리했다.

 하지만 안우진이 긴 이닝을 끌어주면서 넥센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한화와 비교해 믿을만한 불펜 투수가 적은 넥센이 불펜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우진의 쾌투는 승리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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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투' 안우진, 강렬한 가을야구 데뷔전

기사등록 2018/10/20 18:32:45 최초수정 2018/10/20 18: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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