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5·24 해제 검토' 발언에 미국이 제동건 이유는

기사등록 2018/10/11 15:38:16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문자
  • URL
韓美 대북제재 엇박자에 따른 비핵화 추동력 약화 우려
외교정책라인, 비핵화 공조 '이견 논란' 불식 과제 안게 돼

associate_pic4【 워싱턴 = AP/뉴시스】 10일 백악관에서 가진 "환자의 약값 알 권리"법안과 " 2018년 최저약값 알권리 법안"에 대한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부장관.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5·24 조치 해제를 부처 간 검토하고 있다"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승인없이는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면 반박해 파장이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5·24 조치 해제에 대해 "그들(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의 대북제재 완화 기류에 제동을 걸었다.

 5·24조치는 한국의 독자적 행정제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처럼 '승인(approval)'이 필요한 사항은 아니다. 그 진의는 한국 정부가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하기 전에 미국 정부와 교감 내지는 소통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북정책에서 한미 공조는 외교사를 관통하는 대원칙과 같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 장관 발언을 매개로 대북제재 강공 드라이브를 건 데에는 비핵화 공조 분위기를 유지하라는 한국에 대한 경고의 뜻이 일차적으로 담겨 있다. 미국은 전방위적 대북제재로 북한을 고립시킨 결과 북미가 대화를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미가 대북제재 엇박자를 내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할 힘이 약해지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나아가 대북제재만큼은 쉽게 내주지 않음으로써 추후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다. 그간 미국 조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 보상을 제공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 발언은 이런 우려를 잠재움과 동시에 부수적으로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결집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대북 제재완화는 비핵화가 먼저 이뤄진 이후라는 입장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제재 완화도 빨리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없이 대북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며, "제재를 해제하고 싶지만 그러려면 뭔가를 얻어야 한다"고 한 발언도 이 연장선에 있어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시한에 구애를 받기보다는 가시적인 비핵화를 대가로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취하겠다는 협상 기조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18 외교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18.10.10.  20hwan@newsis.com
한편 대북제재 엇박자 논란을 잠재워야 할 정부의 외교 라인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는 4·27 판문점선언 및 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된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대북제재의 부분적 제재 완화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대표되는 남북경협사업은 물론, 동·서해선 철도 연결, 이산가족상설면회소 운영 등에도 대북제재 문제가 걸려 있다.

 외교부는 강 장관 발언이 논란을 낳자 "남북관계 발전 및 비핵화 관련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안보리 결의 등 대북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이며, 현 단계에서 정부 차원에서의 본격적인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대북제재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없음을 강조했다.
 
 fine@newsis.com

관련뉴스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