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의 씨앗을 봤다"

기사등록 2018/09/21 17:11:21

"진지한 합의의 첫 징조"

"남북한의 통일정신, 주변국에 문제될 수도"

"큰 틀은 명확해지고 있는데 속은 여전히 모호"

【백두산=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20.  photo@newsis.com
【백두산=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9.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공동선언이  '현란하고 모호한 비핵화 약속(showy but vague North Korean commitment to denuclearization)'을 담고 있으며 실제로는 알맹이가 없다는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진지한 합의의 첫 징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20일(현지시간)자 오피니언 면에 게재한  '우리는 현란한 한국 정상회담을 의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합의의 씨앗을 보고 있다(We doubted the showy Korea summits. But now we’re seeing the seeds of a deal)'는 긴 제목의 칼럼에서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위와 같이 평가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진정한 비핵화 프로세스의 근본적인 핵심들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 북한은 (핵)실험장 중 한 곳의 폐기를 모니터하기 위한 조사단을 받아들이는데 합의했는데, 이는 보다 광범위한 조사 프로세스로 향하는 첫걸음"이라고 지적했다. 또 "세부사항이 모호하고, 미국의 상응조치란 전제조건가 붙어있기는 하지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합의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만약 북한이 약속 이행에 미적거릴 경우,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에 항의할 최소한의 기본선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영변 핵시설 폐기에 앞서 신뢰구축의 의미로서  '상응하는 조치들'을 기꺼이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문제점도 지적했다. 첫번째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여전히 많은 의문점들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남북한 간의 외교가 '통일 정신'을 내세우고 있는 점이 주변국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민주적이고, 외국에 대해 적대적이며, 호전성의 역사를 가진 북한을 과연 한국이 현대화할 수 있을런지에 대해 주변국들이 의심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번에 남북한이 이룬 군사합의에 대해 미군 관계자들과 일본이 경계하고 있는 것을 예로 지적했다. 

이그네이셔스는 마지막 문제점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극단적이며 정치적으로 취약한 트럼프와 너무 밀착돼있는 점을 꼽았다. 북한을 수십번 방문한 적이 있는 전 중앙정보국(CIA) 애널리스트 로버트 칼린은 "미국 정치 캘린더 측면에서 볼 때 우리는 이미 벼랑 끝에 있는데, 한반도 정책이 희생자가 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고 이그네이셔스는 전했다. 

이그네이셔스는 강경파 군 및 안보관계자들을 여전히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에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합의의 큰 틀이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중간 부분, 즉 알맹이는 모호한 채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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