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재계 총수들, 北 리용남 부총리와 만남…의미는?

기사등록 2018/09/19 11:07:47

큰 틀에서의 대북 경제 협력의 초석을 놓아 긍정적인 평가 나오고 있어

경제인들과의 면담 과정서 대북 투자 우회적으로 독려하기도 해

철도협력 등 향후 지속적인 접촉 시사…대북 경협 본격화 의지로 풀이돼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9.18. 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9.18. [email protected]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길에 동행한 경제계 인사들이 지난 18일 북한의 리용남 경제 담당 내각 부총리와 만난 것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당장 내놓을 수 있는 가시적 성과는 없더라도 상호 이해와 신뢰 형성 등 앞으로 큰 틀에서 대북경제 협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 부총리는 1960년생으로 싱가포르 대사관 경제담당 서기관을 지냈으며, 2001년 무역성 부상을 거쳐 2008년 당시 48세에 무역상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그는 김정일과 김정은 시대에 걸쳐 무역상에 유임되는 등 북한 지도부의 신뢰가 두터운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4년에는 대외경제상에 임명돼, 외자 유치와 대외 경제협력을 도맡았으며 현재는 장석택 이후 북한 경제를 책임져 왔으며 앞으로도 책임질 인물로 분류된다.

 리 부총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들과 경제인들을 만나 향후 북한 경제개발 및 대북 투자와 관련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리 부총리는 우리 경제인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삼성의 대북 투자를 우회적으로 독려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리 부총리는 이재용 부회장과의 대화에서 "우리 이재용 선생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라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해석에 따라 이 부회장이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대북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는 주문으로 볼 여지가 많다.

 리 부총리는 또 "현재 우리 남북관계 중에서 철도협력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1년에 지속적인 접촉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남측 경제인들과의 만남을 주선,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만남을 두고 재계에서는 지금은 북한이 국제사회 차원에서의 대북 제재 조치를 받고 있어서 당장의 남북경제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훗날을 도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북한 고위 관료 중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는 리 부총리와 4대 그룹 총수들의 만남은 대북사업 재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당장 대북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은 있겠지만 앞으로를 생각할 때 의미있는 만남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대북 경제협력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서두르지 않고 먼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초석을 다지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영찬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은 "대북 제재로 인해 경협의 한계는 분명 있을 수 있지만, 미래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경제인의 역할이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경제인들의 참여는 남북관계의 장래, 미래를 위해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이번 만남에서는 현실적으로 당장 가능한 영역보다 미래 가능성에 대한 타진이 있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방안보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얘기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남북간에 진행해오고 논의를 막 시작한 여러 협력 분야에서 대화를 더 진척시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북길에 오른 경제계 인사들은 둘째 날에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 소재 조선인민군 112호 양묘장 방문 및 북한 산업시설을 시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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