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용 드러낸 '도산안창호함'…3000t급 잠수함 시대 '활짝'

기사등록 2018/09/14 14:32:52

최종수정 2018/09/17 08:47:42

세계 13번째 독자기술 설계·건조…209급 도입 30여년 만에 쾌거

3주 이상 잠항하며 수중작전…수직발사대 장착 SLBM 발사 가능

북한 70여척 등 주변국 잠수함 전력 막강…핵 잠수함 개발 발판

【거제=뉴시스】 해군 첫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14일 경남 거제시 대우해양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다.
【거제=뉴시스】 해군 첫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14일 경남 거제시 대우해양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다.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해군 최초 3000t급 잠수함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이 14일 진수식과 함께 늠름한 자태를 드러냈다. 1980년대 독일로부터 209급(1200t) 잠수함 9척을 도입하기로 한지 30여년 만에 국내 독자기술로 3배 가까이 큰 중(重) 잠수함을 건조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도산안창호함은 수중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잠대지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수직발사관을 장착하고 있어 전력화되면 군의 새로운 전략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열강은 막강한 잠수함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도산안창호함 진수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의 교두보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 13번째 독자 설계·건조…해군, 잠수함 역사 쾌거

 해군은 1974년 잠수함 구매계획을 처음 추진하기 시작해 1987년 독일 209급 9척을 도입하기로 하고, 1992년 10월 독일 HDW조선소로부터 209급(1200t) 1번함 장보고함을 인수하면서 세계 43번째 잠수함 보유국이 됐다. 15년 뒤인 2007년에는 214급(1800t) 1번함 손원일함을 인수하며 한 단계 도약했다.

  두 차례 잠수함 사업을 통해 독일의 재래식 디젤잠수함 기술을 이전 받아 핵심 부품 설계와 제조, 건조 기술을 확보했다. 2008년에는 3000t급 잠수함을 독자 개발하는 '장보고-Ⅲ' 사업에 착수했다. 배치(Batch)-1, 2, 3으로 나눠 각 3척씩 건조해 실천배치 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해군은 14일 오후 2시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막강한 전투력을 갖춘 해군 사상 첫 3000t급 차기 잠수함(장보고-Ⅲ)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을 가졌다. 도산안창호함은 앞으로 인수평가 기간을 거쳐 2020년~2021년 사이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해군은 14일 오후 2시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막강한 전투력을 갖춘 해군 사상 첫 3000t급 차기 잠수함(장보고-Ⅲ)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을 가졌다. 도산안창호함은 앞으로 인수평가 기간을 거쳐 2020년~2021년 사이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그리고 14일 배치-1의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이 진수식을 갖고 위용을 드러냈다. 개발에 착수한지 10년 만이다. 이로서 한국은 세계 13번째로 잠수함 독자 설계와 건조에 성공했다. 해군이 잠수함에 처음 관심을 보인지 44년, 209급 도입 31년 만에 이룬 쾌거다. 배치-1의 2번함도 대우조선해양에서 한창 건조 중이다. 공정률 50%를 보이고 있다. 3번함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에 착수했다.

  도산안창호함의 주요 장비와 무기체계 등은 대부분 국산화했다. 209급과 214급의 국산화율은 30%대에 그쳤지만, 도산안창호함은 배가 넘는 76%의 국산화율을 자랑한다. 배치-2, 3로 갈수록 국산화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주 수중작전·VLS 6문 장착 등 전투력 증강

 잠수함의 크기와 배수량은 수중작전능력과 직결된다. 도산안창호함은 길이 83.3m, 폭 9.6m로, 수중배수량 3700t이 넘는다. 209급(56.4×7.6m·1200t)과 비교해 3배, 214급(65.3×6.3m·1800t)과는 2배나 크다.

  214급과 마찬가지로 공기불요추진(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체계를 탑재해 저속(4~7㎞/h) 기동시 장기간 수면 위로 스노클을 꺼내지 않아도 수중작전이 가능하다. 214급이 2주 정도 잠항이 가능하다면, 도산안창호함은 20일 이상 은밀하게 작전을 펼칠 수 있다.
【서울=뉴시스】 방위사업청은 10일 3000t급 잠수함 장보고-III에 탑재할 전투체계와 소나체계의 국내개발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방위사업청이 공개한 장보고 영상을 캡쳐한 모습. 2017.10.10.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방위사업청은 10일 3000t급 잠수함 장보고-III에 탑재할 전투체계와 소나체계의 국내개발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방위사업청이 공개한 장보고 영상을 캡쳐한 모습. 2017.10.10. (사진=방위사업청 제공) [email protected]

   특히 도산안창호함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6개의 수직발사관(VLS)을 장작해 사거리 500㎞ 이상의 현무2-B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할 전망이다. 배치-2부터는 수직발사관이 1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14급 잠수함에 있는 잠대지 미사일인 국산 '해성-3'와 미국제 대함미사일인 '하푼 미사일' 등도 탑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각각 개발한 전투체계와 소나체계도 장착된다.

  크기가 커지면서 승조원의 작전수행 능력도 향상될 전망이다. 잠수함은 공간의 제약으로 내부가 매우 비좁다. 214급도 함장 1명을 제외하면 승조원 3명당 2개의 침대를 번갈아 이용해야할 정도다. 30평 아파트에 장정 40명이 지낸다고 할 정도로 근무여건이 열악하다. 도산안창호함은 이러한 승조원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개선했다. 50여명의 승조원이 탑승하지만 1인 1침대 이용이 가능해진다.
【서울=뉴시스】한반도 주변국 잠수함 현황. 자료=대한민국 해군
【서울=뉴시스】한반도 주변국 잠수함 현황. 자료=대한민국 해군

 ◇北, 70여척 보유 주변국 잠수함 전력 막강…핵잠 개발 교두보

 도산안창호함이 2020년 이후 해군에 인도되면 209급을 대체하게 된다. 해군은 현재 209급 9척, 214급 7척 등 총 16척의 잠수함을 운용 중이다. 214급 8번, 9번함은 인도를 앞두고 있다. 보유대수로만 따지면 세계 10위 이내 드는 전력이지만 북한을 비롯해 동북아 주변국들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영국 제인스사의 2015~2016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12척의 핵잠수함을 포함해 71척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핵잠수함만 40척을 포함해 69척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3000t급 이상 디젤잠수함 17척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 5척을 추가 도입했다.

 북한은 무려 70여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능이나 크기면에서 우리 잠수함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만 수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해 8월 24일 사거리 500㎞가 넘는 SLBM을 발사하는데 성공해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이 됐다.

 도산안창호함 진수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로 가는 교두보가 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3000t급이면 핵추진체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 잠수함은 속도(평균 37∼47㎞/h)는 물론 작전기간 등에서 디젤잠수함과 격을 달리한다.

【거제=뉴시스】 해군 첫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14일 경남 거제시 대우해양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다.
【거제=뉴시스】 해군 첫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14일 경남 거제시 대우해양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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