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실무회담 "판문점선언 포괄"…육·해·공 군사적 긴장완화

기사등록 2018/09/14 12:55:35 최종수정 2018/09/14 13: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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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군사분야 합의서→판문점선언 이행 위한 합의서로
정의용 "지상·해상·공중 적대행위와 함께 서해문제 협의"
상호 시범적 GP철수·DMZ 내 공동유해발굴 합의됐을 듯
우발적 충돌방지 위한 서해 해상 사격훈련 금지 등 논의 전망
北 제기했던 공중 '노 플라이 존' 다시 논의 됐을 가능성 있어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1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40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이 북측 수석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8.09.13. (사진=국방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남북 군 당국이 17시간 '마라톤 협상'을 통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 문제를 논의했다. 이를 토대로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한 판문점선언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정상회담에서 구체화될 지 관심이 주목된다.

  남북 군 당국은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14일 오전 3시까지 17시간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는 그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논의된 사안을 중심으로 사안별 이행시기와 방법 등을 담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 관련 문제들을 협의했다"며 "오늘 협의를 통해 남북 군사당국은 합의서에 포함될 다양한 사안에 대해 상호 입장을 확인하고 관련 문안을 조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평양 정상회담 계기에 남북 군사당국간 군사분야 합의서가 체결될 경우, 양 정상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군사적 긴장 해소 및 신뢰구축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구체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남북은 지난 4월27일 판문점선언에서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인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또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군사분계선 일대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화 등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남북 군 당국은 그동안 판문점선언 이행 차원에서 두 차례 장성급 회담을 가지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공동 유해발굴, 상호 시범적 GP(감시초소) 철수, 서해 해상 적대행위 중지 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이번 회담에서 논의했던 합의서 초안 이름이 '포괄적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로 바뀐 것은 판문점선언에서 합의된 내용을 어느 정도 매듭짓고, 평양 정상회담에서 보다 진전된 군사분야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포괄적 군사분야 합의서라고 했을 때는 초안단계에서 생각한 부분이었다"며 "(논의가) 진전된 사항에서 용어를 판문점 선언에서 나온 것을 포괄하는 성격 분명히 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번 군사실무회담의 안건과 내용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기존에 알려진 육상과 해상에서의 평화구역 조성과 함께 공중에서의 군사적 충돌방지 대책 등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associate_pic4【파주=뉴시스】최진석 기자 =  남북 고위급 회담이 시작된 9일 오전 경기 파주 자유로에서 바라본 최전방에 우리측 초소와 북한 초소가 함께 보이고 있다.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 전체회의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시작, 남북 회담 대표단은 각 수석대표가 기조연설을 마치고,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8.01.09. myjs@newsis.com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인 13일 서울안보대화(SDD) 기조연설에서 "남북 간에 전쟁위험 요소를 근본적으로 해소해 나가기 위해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문제와 함께,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와 안전한 어로활동 보장을 위한 서해 평화수역 설치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육상과 관련해서는 비무장지대 내 GP 상호 철수 문제와 DMZ 공동유해발굴 등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GP 시범철수와 관련해 그동안 10여 개 내외를 시범적으로 철거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특히 남북 간 거리가 1㎞ 이내에 있는 GP부터 철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GP는 남북이 서로 가까운 것부터 단수로 몇 개 철수하고 나아가 복수로 철수하자고 했다"며 "가장 가까운 곳은 700m 거리이고, 1㎞ 이내에 있는 GP부터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DMZ 내 유해발굴 역시 철원·김화·평강을 잇는 '철의 삼각지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남북은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DMZ 내 지뢰제거와 관련해서는 북측이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지뢰제거 의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상의 경우, 남북이 그동안 여러 차례 논의를 했지만 북방한계선(NLL) 등 경계 문제의 한계에 가로막히면서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았다. 지난 2007년 남북은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나섰지만, 기준선과 관련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서해 해상 평화수역 조성 문제를 남북이 정치적으로 서로 예민할 수 있는 '경계'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서해 해상의 평화적 이용을 통한 평화수역 조성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7월 제9차 장성급 회담에서 논의했던 서해 해상의 사격훈련 중단과 함포·해안포의 포구 덮개·포문 폐쇄 조치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남북 함정 출입이 불가능한 '해상 비무장수역'에 대한 언급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열린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이번 회담은 비핵화,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의 의제를 중심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0일 백령도 인근 해상 양식장에서 서해5도 어민들이 평화를 상징하는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다시마 조업을 하고 있다. 2018.04.25. (사진=경인일보 제공)  photo@newsis.com
   다만 일각에서는 남측에서는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이 나왔지만 북측 대표단은 모두 육군으로만 꾸려져 해상 의제와 관련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NLL과 관련해서는 "논의를 했다"고만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장성급 회담에서 합의사항에 없었던 공중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인 '노 플라이 존'(No Fly Zone·비행금지구역) 설정이 언급됐을 가능성도 있다.

  군 소식통은 "NLL이 아니라 공중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관련해 남북 간 이견이 있었을 수 있다"며 "북한이 이를 제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노 플라이 존은 남북한 군용기가 비행을 하지 못하도록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수십㎞를 제한구역으로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우리 측에서 받아들이기 껄끄러운 제안으로 알려졌다.

  노 플라이 존이 설정될 경우 우리 측 감시 자산이 이북 지역의 동태를 확인하는 범위가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항공통제기 E-737(피스아이) 등을 통해 일상적인 정찰활동을 하고 있다. 피스아이는 최대 500여㎞ 떨어진 곳의 물체까지 포착이 가능해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북한 지역의 상당 부분을 정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 플라이 존이 설정될 경우 탐지 범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군 관계자는 추가적인 군사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전날 회의에서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봤고, 추가적인 의견 접근은 서해 군통신선으로 할 것"이라며 "최종 결과는 정상회담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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