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못찾은 메르스 첫 환자 감염경로 이번엔 찾을까

기사등록 2018/09/13 16:38:52

최종수정 2018/09/18 09:07:49

보건 당국 13일 쿠웨이트 현지에 조사팀 3명 파견

2015년 메르스사태 때 첫 환자 감염원 결국 못찾아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국내에서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의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쿠웨이트 보건부는 쿠웨이트 내 감염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쿠웨이트를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감염지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2015년 메르스 첫 확진자에 대한 감염경로를 찾지 못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쿠웨이트 현지에 파견한 조사팀이 어떤 결과를 갖고 돌아올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쿠웨이트 보건부는 메르스 감염자 60대 A씨가 방문했던 쿠웨이트 의료기관과 접촉자를 추적한 결과 쿠웨이트 내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 보건 당국은 이 환자가 9월 4일과 6일 방문했던 쿠웨이트 의료기관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환자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업무 차 출장 목적으로 쿠웨이트를 방문했다. 이 기간 중 다른 국가를 방문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질본 관계자는 "확진자 역학조사와 관련해 감염원으로 추정할 수 있는 방문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귀국할 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을 경유하긴 했지만, 공항은 통상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낮은 곳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우리 보건 당국은 이 환자가 지난 8월 28일 복통과 설사가 발생해 9월 4일과 6일 두 번에 걸쳐 방문한 쿠웨이트 현지 의료기관을 감염지로 보는 것이다.

 질본 관계자는 "쿠웨이트는 2016년 메르스 마지막 환자 발생이 보고 돼 있지만 국내 감염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현지에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데 어느 곳인지는 의문이 남는다"며 "낙타 접촉이 없었고 다만 의료기관을 방문한 사실이 있는데 의료기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말하는 일반적인 감염 요인이긴 하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치사율이 20~46% 이른다. 메르스에 걸리면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메르스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당시 60대였던 B씨는 2015년 4월 24일 바레인을 방문해 2주간 체류한 뒤 사우디와 UAE를 여행한 후 카타르를 거쳐 같은 해 5월 초 귀국했다. 

 이 환자는 귀국 7일 후부터 몸살과 발열 증상이 나타났으며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담당 의사 권유로 평택성모병원에 3일간 입원 후 퇴원했고 고열과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다른 의원을 방문했다가 5월 18일에 삼성서울병원 1인실에 입원했다.

 담당 의사가 이 환자의 중동지역 여행 경력을 파악한 뒤 질병관리본부에 메르스 검사를 의뢰해 5월 20일 최종 메르스 확진 판정을 내렸다. 이후 메르스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나라 전체가 메르스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2015년 당시 보건당국은 B씨 메르스 감염경로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했었다. 질본 관계자는 "2015년 첫 확진자에 대한 감염원을 최종적으로는 정확하게 파악 안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 백서에도 이 환자의 감염원에 대해 "당시 역학조사에 의하면 이 환자는 중동지역 방문 중 현지 구매상과 인사를 나눴지만 낙타와 접촉했거나 관련 음식을 섭취한 적은 없었다"라고만 돼 있다.
 
 우리 보건당국은 이번 메르스 확진 환자 A씨의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13일 쿠웨이트 현지에 역학조사관 2명과 민간전문가 1명 등 총 3명을 파견한 상태다. 

 역학조사관이 쿠웨이트 현지에 도착하면 이 환자의 증상 발생 14일 전 방문지와 상세 이동경로 파악하고, 위험요인 노출여부를 조사하게 된다. 

 다만 이번에 쿠웨이트 현지에 파견된 역학조사팀 역할의 초점은 감염경로 파악보다는 확진자 관련 접촉자들의 추가 감염 여부에 맞춰져 있다.

 질본 관계자는 "파견 팀의 가장 큰 목적은 국민의 보호로 노출자로 계셨던 분들에게 건강상 이상이 있는지와 또 다른 위험 요인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국민을) 보호하는 게 첫번째 목적"이라며 "두번째는 확진자 관련 추청할 수 있는 감염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쿠웨이트 보건당국과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쿠웨이트 보건당국이 해 놓은 조사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질본 관계자는 "조사팀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감염경로 파악을 위한 구체적인 조사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또 "현재 가지고 있는 정보가 매우 적은 편이라 쿠웨이트 상황에 대해서는 조사해서 알려드리겠다"며 "현재로서는 쿠웨이트를 유력한 감염원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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