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과대주' 투자 신중히…믿을 건 '실적' 개선 여부

기사등록 2018/07/11 15:47:09

코스피·코스닥서 경협주, 낙폭 과대 상위 종목에 대거 랭크

"낙폭과대주, 실적 전망 불투명해져 주가 더 하락할 가능성"

실적 기대감 높은 업종 주목…IT하드웨어·은행·통신서비스 등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6.94포인트(0.74%) 내린 2277.22에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8.07.11.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6.94포인트(0.74%) 내린 2277.22에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8.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미국의 추가 관세 선포로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금 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10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코스피도 11일 재차 하락하고 있다.

증시 조정기엔 통상 '낙폭과대주'로 관심이 쏠리게 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하락 폭이 큰 종목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한다. 종목별 낙폭을 따지기보단 실적 개선 여부가 확실한 종목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역 분쟁 불확실성이 다소 걷히면서 지난 6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장중 2300선까지 회복했던 코스피가 이날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이 중국에 기존 조치의 4배인 2000억 달러(223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관세 조치를 단행한 여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MSCI KOREA 기준 주당순자산(P/B) 1배 수준까지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하단에 근접한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코스피200 기준 연초 이후 10% 이상 하락한 종목은 100여 개에 이른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0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부산산업(011390, -57.08%)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대호에이엘(069460, -52.13%), 성신양회(004980, -44.79%), 이건산업(039020, -42.38%), 동양철관(008970, -41.90%), 한라(014790, -41.87%), 일신석재(007110, -41.43%), 현대로템(064350, -40.37%), 현대엘리베이(017800, -39.68%) 등 남북경협주들이 대거 상위에 랭크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마이스터(064510, -56.17%), 푸른기술(094940, -53.79%), 세명전기(017510, -49.16%), 좋은사람들(033340, -46.21%), 우원개발(046940, -45.89%), 특수건설(026150, -45.57%), 제룡전기(033100, -44.94%), 엘비세미콘(061970, -44.61%), 대동스틸(048470, -3.88%) 등 경협주들이 낙폭과대주로 나타났다.

SK증권에 따르면 경협주의 수급 주체는 신용융자를 통해 자금력을 확보한 개인이었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관련 모멘텀이 사라지며 신용융자는 크게 줄었다. 지난 1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1조1848억원으로 지난달 25일 이후 1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단기간 증시 낙폭이 확대되면서 가격메리트가 높아진 시점에선 낙폭과대주의 통상 수익률이 높아진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코스피 60일 '이격도'가 94 이하로 하락한 지난 4번의 구간에서 낙폭과대주는 향후 2~3개월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격도란 주가와 이동평균선 간 괴리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 이하인 경우 일정 기간 주가가  하락했음을 뜻한다.

다만 낙폭과대주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낙폭과대주에 대한 반복적인 투자는 시장에서 가장 소외된 종목들만 골라 투자하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김광현 연구원은 "낙폭과대주는 반등에 성공할 경우 더는 낙폭과대주로 분류되지 않는다"며 "3개월 후 포트폴리오엔 반등에 동참하지 못한 소외주만 남게 돼 또다시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폭이 과대한 종목은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렴해 보이지만 실적 전망 악화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면 주가가 재차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낙폭이 과대한 종목의 경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르는 주식이 더 오르고 빠지는 주식이 더 빠진다는 격언은 올해 상반기 시장에서도 증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는 시장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12개월 선행 이익수정비율은 -8.6%로 낮아졌다. 이익수정비율이 음의 영역에서 하락한다는 것은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애널리스트의 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이익수정비율이 개선되면서 향후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 가능성도 높아지는 업종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한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이익수정비율이 전월 대비 상승한 업종 중 올해 3분기 이익수정비율이 양의 값을 나타내고 있는 업종으로 IT 하드웨어, 은행, 미디어, 통신서비스 등 4개 업종을 꼽았다. 이중 은행과 통신서비스는 현재 PBR이 최근 2년 평균 수준을 15% 정도 밑돌고 있는 수준이다.

조 연구원은 "해당 업종들은 하반기 이익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 하반기 실적 성장 기대감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3분기 이익수정비율도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1분기보다 2분기에 실적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호텔·레저서비스, 화장품·의류·완구, 소매(유통), 상사·자본재, 미디어·교육, 철강, 화학, 에너지, 필수소비재 등을 꼽았다. 특히 에너지와 미디어·교육 업종은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