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韓경제④]G2 무역전쟁에 신흥국 위기설…금융시장도 불안

기사등록 2018/07/11 14:04:14

최종수정 2018/07/23 10:02:57

미중 관세전쟁에 미 금리인상 가속화…신흥국발 리스크도

불확실성 커진 국제금융시장…위험자산 기피 심리 퍼져

원·달러 환율, 한달새 35원↑…변동폭, 주요국 중 브라질 다음

"유동성 크고 개방된 한국 금융시장…자본유출 위험 우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6.94포인트(0.74%) 내린 2277.22에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16원)보다 4.0원 오른 1120원에 개장했다. 2018.07.11.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6.94포인트(0.74%) 내린 2277.22에 출발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16원)보다 4.0원 오른 1120원에 개장했다. 2018.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미·중 무역전쟁 수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신흥국에서는 위기설이 터져 나오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도 부담이다. 각종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 곳곳에 숨겨진 지뢰밭과도 같은 형국이다.

1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0일(현지시간) 2000억 달러(223조 4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6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340억 달러 규모 관세 부과 조치에 이어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다.

무역전쟁으로 커진 불확실성은 시차를 갖고 실물 경기와 금융시장에 파급된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美 중간선거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 마찰이 고조되며 트럼프 지지율 역시 동반 상승, 보호무역 정책 기조가 지지율 결집 효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른 한편에선 미국이 금리인상을 가속화해 이미 우리 증시에 자본유출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연준은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1.75~2.00%로 올렸고 올해 전체 금리 인상 횟수도 3번에서 4번으로 늘리기로 했다.

연준의 '닷차트(점도표)'에 따르면 미국 정책금리는 올해말 2.25~2.5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한은은 녹록찮은 국내외 경기 판단으로 올해 한 차례 인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양국 금리차는 0.75%p까지 커진다.

물론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4000억 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액 등 우리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상황에서 한·미간 금리 역전이 곧바로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과거 한·미 금리 역전기에도 국내에서 특별히 급격하다고 할 외국인 자본 유출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최근 나타난 신흥국발 리스크가 국제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직간접 영향 탓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가속화와 미·중간 무역전쟁 등 여러 리스크에서 비롯된 불안정성으로 신흥국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자본유출이 일어날 우려가 생긴다. 신흥국 주가 지수를 나타내는 MSCI지수는 지난 한달 새 4%가 떨어졌다. 특히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터키 등이 타격을 입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한달 새 35원이 올랐다. 지난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5.2원으로 5월(3.6원)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변동률도 0.47%를 기록, 브라질(0.95%) 헤알화에 이어 주요 10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0.25%), 미국(0.31%), 유로(0.40%), 중국(0.23%), 인도(0.28%)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훨씬 높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도 금융시장에서는 신흥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일어날 때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우리가 취약 신흥국은 아니지만 금융시장 유동성이 크고 시장 개방이 상당히 개방된 편이라 외국인들이 유사시에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나타날 때 할 때 자본유출이 일어나기 쉽다"고 말했다.

당장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환율 움직임에 따라 외국인자금 유출이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현실화됐지만 남북관계 개선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원화 가치 상승 기대가 확산되자 5월까지 외국인자금은 오히려 유입이 확대됐다. 그러나 6월 이후 원화 가치 하락 기대가 확산되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자금이 유출되며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원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서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 6억4000만 달러를 팔았다. 올 하반기들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코스피지수는 2300선이, 코스닥지수는 8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지난 5일 코스피 지수는 2257.55으로 종가기준 연저점을 기록, 지난해 5월4일(2241.2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고 우리 경제 성장세가 높아지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은 더욱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이 경우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으로서도 해외 차입 수요는 줄고 해외 투자 메리트는 높아져 해외로의 자금유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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