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상봉' 논의 속전속결…억류자 문제는?

기사등록 2018/06/22 20:32:37

한국인 6명 억류…北, 1일 고위급회담서 "관련 기관 검토"

박경서 회장 "긴 여정, 조심스럽다"

【금강산=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왼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2018.06.22.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왼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2018.06.22. [email protected]
【금강산·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지훈 김성진 기자 = 남북이 8·15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친척 상봉 행사 개최를 확정한 가운데 이번 적십자회담에서 억류된 한국인 문제는 논의되지 않아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남북은 이날 금강산관광지구 내 금강산호텔에서 4·27 판문점선언에 따른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를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열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측에서는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수석대표로, 북측에서는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이 단장으로 나선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수석대표 접촉과 대표접촉을 이어가며 규모, 상봉 방법, 시설 개보수 문제 등을 협의했다.

 남북 정상 간 만남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를 기정사실로 한 상태에서 진행된 회담인 만큼 논의는 큰 변수 없이 진행됐다.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여기에는 정부의 전략적 접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적십자회담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한 인도적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 문제를 의제로 다루면서 나머지 인도적 현안은 철저하게 배제했다.

 박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출발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모든 협상이라는 건 총론이 우선이 되고 각론이 후에 따라와야 되니까, 각론이 총론을 훼방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이번 적십자회담에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문제를 거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판문점선언에 당면한 인도적 문제로 '이산가족 상봉'을 명시한 만큼 오는 8월15일 광복절을 계기로 성공적인 행사를 치르는 데 역량을 집중한 다음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나머지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한국인 억류자는 모두 6명이다. 선교사 3명과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3명이다. 선교사 3명은 모두 2013~2014년에, 탈북민 3명은 모두 2016년에 억류됐다. 선교사들의 경우 모두 무기노동교화형을 받았다.

 북한에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은 모두 지난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석방됐다. 북한의 억류자 석방은 오롯이 최고위급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다.

 북측도 한국인 억류자를 석방하는 문제를 염두에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수석대표로 나선 정상회담 후속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은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 관련 기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조 장관이 회담 종결 후 밝히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억류자 문제는 남북 간 (석방) 의지가 확인된 거로 알고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억류자들을) 범법자로, 반국가 혐의로 판결을 내린 거라서 석방하는 데 대해 내부적으로 명분이 있어야 한다. 북한도 명분을 만들어 조용히 해결하고 싶어 하는 거 같다"고 진단했다.

 남북은 이번 적십자회담 공동보도문에서 "앞으로 합의되는 시기에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들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조항으로 마무리했다. 억류자 문제 논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이날 남북 적십자회담 공동보도문 채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런 (억류자 포함 인도적 문제) 제기를 했는데 지금 하나하나를 (말) 하는 건 긴 여정을 가는 데 조금 조심스럽다.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종의 투트랙으로 가는 게 맞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끌고가면서 오해가 없는 수준에서 문제를 제기할 때를 보며 조심스럽게 가고 있는 거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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