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글로벌 무역전쟁…EU·인도·터키도 대미 보복관세

기사등록 2018/06/22 11:07:09

EU, 미 철강 관세에 3조6000억원 규모 보복

위스키, 오토바이, 청바지, 오렌지주스 등 소비재 위주

터키·인도도 보복 관세…중국·캐나다·멕시코도 동참할 듯

【라말베(캐나다 퀘벡주)=AP/뉴시스】주요 7개국(G7) 정상과 관료들이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 라발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공개한 이 사진은 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 하단)과 다른 정상들과의 불편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2018.6.10
【라말베(캐나다 퀘벡주)=AP/뉴시스】주요 7개국(G7) 정상과 관료들이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 라발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공개한 이 사진은 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 하단)과 다른 정상들과의 불편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2018.6.10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유럽연합(EU), 인도, 터키 등 무역 상대국들이 잇따라 보복에 나서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이날 오전 0시부터 28억 유로(약 3조 6000억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시행했다.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은 미국산 버번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오렌지주스, 크랜베리, 땅콩버터, 침구, 립스틱, 남성용 가죽 신발 등 소비재 위주다.

 EU의 이번 조치는 6월 1일부터 부과되기 시작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성격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의 부당하고 일방적인 결정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EU 뿐만 아니라 미국에 철강·알루미늄 제품을 수출하는 다른 국가들도 속속 보복 조치에 나서고 있다.

 터키는 21일 석탄, 종이, 호두, 담배, 쌀, 위스키 등 18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발효했다.

 터키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관세 부담(2억6700만 달러)과 같은 수준으로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인도는 오는 8월 4일부터 미국산 병아리콩, 렌틸콩, 새우, 사과, 붕산, 의학용 진단 시약, 철강 제품 등에 최대 6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산 철강, 돈육, 와인, 과일, 견과류 등에 30억 달러(약 3조 3300억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또 미국의 우방국인 캐나다는 오는 7월 1일부터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은 물론 일부 식품과 농산품 등 광범위한 상품을 대상으로 수십 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멕시코의 경우 미국산 철강, 파이프, 램프, 베리, 포도, 사과, 치즈제품, 돼지고기 등에 대한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상대국들의 보복 움직임에 경고를 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 수출품에 공정한 시장 접근을 제공하길 원한다"며 "그들이 보복을 한다면 그들은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미국 중국과의 갈등에서 시작된 무역전쟁 위험은 전 세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로버트 베리크비스트 SE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무역 전쟁을 겪고 있으며, 이 전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장 큰 우려는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이라며 "그 다음에는 세계 경제 전반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