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팍팍한데 정부 곳간은 '풍년'…공공흑자 54조 '사상 최대'

기사등록 2018/06/22 12:00:00

작년 세수 증가에 정부·공기업 흑자 '사상 최대'

일반정부 흑자 48.7조…전체 흑자의 80% 차지

조세수입 증가율 8.7%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 1.6% '대조'

총지출도 '역대 최대'이지만 GDP대비 10년만에 최저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지난해 세수와 국민연금 수입 증가 등으로 정부와 공기업을 합친 공공부문 흑자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는 소득이 크게 늘지 않고, 빚 부담은 쌓여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데 반해 정부 곳간은 두둑해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흑자규모는 53조7000억원으로 1년 전 흑자 규모(47조7000억원)에 비해 6조원(12.6%)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0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다.

공공부문 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것으로 4년째 흑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3년 2조7000억원 적자에서 2014년 17조4000억원 흑자로 돌아선 뒤 2015년(32조9000억원), 2016년(47조7000억원), 2017년(53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총수입이 815조원으로 1년 전보다 44조1000억원(5.7%) 불어나면서 흑자 규모가 대폭 커졌다. 총지출도 761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8조원(5.3%) 늘어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을 나타냈으나 총수입 규모에는 못미친 것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가 가능했던 것은 정부의 세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금 수입과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납부액 등이 늘어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을 합한 일반정부의 흑자규모가 48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8000억원(25.1%) 늘었다. 결국 일반정부의 흑자 규모가 전체 공공부분 흑자의 80%를 차지한 셈이다.


일반정부의 총수입은 610조2000억원으로 전년(568조7000억원)보다 41조5000억원(7.3%) 늘어났다. 특히 조세수입만 전년보다 27조9000억원(8.7%) 늘어난 348조6000억원에 달했다.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이 지난해 4분기 기준 1.6%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소득보다 조세수입이 더 빠르게 불었다는 얘기다. 정부의 총지출은 31조7000억원(6.7%) 증가한 56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지방정부의 흑자폭이 컸다. 지난해 지방정부 흑자규모는 9조3000억원으로 전년(8조2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늘어났다. 복지나 투자에 쓰인 돈(246조3000억원)보다 지방세 등 총수입이(255조6000억원) 더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수지도 3조7000억원 적자로 전년 적자규모(12조5000억원)보다 축소되면서 크게 개선됐다.

반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비금융공기업은 5000억원 적자를 냈다. 총수입은 부동산 개발 공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면서 174조7000억원으로 전년(172조1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으로 생산비가 늘고 투자지출도 증가하면서 총지출(175조2000억원)이 더 많았던 탓이다.

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35조원, 총지출은 29조5000억원을 기록하면서 5조5000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1년 전 흑자규모(5조2000억원)보다 3000억원 확대된 것이다. 금융공기업에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포함된다. 예금과 대출 증가로 금융중개서비스 수입 등이 늘어난 게 흑자폭 확대에 영향을 줬다.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 국내총생산(GDP)대비 3.1%를 기록해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수지는 명목 GDP대비 0.6% 수준이었다. GDP대비 공공부문 총지출 규모는 44%로 2007년(43.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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