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난민 거부 비난' 마크롱에 佛대사 초치…EU 분열 본격화

기사등록 2018/06/13 22:12:42

【레지오 칼라브리아(이탈리아)=AP/뉴시스】이탈리아 남부 레지오 칼라브리아항에서 지난 9일 이주자들이 줄을 지어 상륙하고 있다. 629명의 난민을 태운 민간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는 그러나 이탈리아로부터 항구 접안 허가를 받지 못해 하루 넘게 지중해 바다 위를 떠돌며 입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새로 출범한 이탈리아의 우익 포퓰리즘 정부는 난민 규제 강화를 내세우며 아쿠아리우스호의 이탈리아 항구 입항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2018.6.11
【레지오 칼라브리아(이탈리아)=AP/뉴시스】이탈리아 남부 레지오 칼라브리아항에서 지난 9일 이주자들이 줄을 지어 상륙하고 있다. 629명의 난민을 태운 민간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는 그러나 이탈리아로부터 항구 접안 허가를 받지 못해 하루 넘게 지중해 바다 위를 떠돌며 입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새로 출범한 이탈리아의 우익 포퓰리즘 정부는 난민 규제 강화를 내세우며 아쿠아리우스호의 이탈리아 항구 입항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2018.6.11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난민 구조 선박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거부해 논란이 된 이탈리아 당국이 주 이탈리아 프랑스 대사를 전격 초치했다. 이탈리아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려됐던 유럽연합(EU)의 분열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쿠아리우스 사건에 대한 어제 프랑스 측의 발언에 따라 외무 및 국제협력부 장관이 오늘 아침 프랑스 대사를 외무부 청사로 불러 들였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날 이탈리아의 입항 거부를 두고 "냉소주의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한 것에 따른 움직임이다.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불허한 마테오 살비니 신임 내무장관은 의회 연설에서 프랑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프랑스의 난민 정책이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살비니 장관은 "프랑스는 지난 2015년 EU의 난민 할당 계획에 따라 9816명의 이민자를 수용하기로 했지만 이는 그저 계획에 그치고 말았다"면서 "지난 3년 간 고작 640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말 뿐이 아니라 구체적인 관용의 표현으로 9816명의 이민자 수용을 행동으로 옮기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신임 총리 역시 "난민 위기에 대한 프랑스의 접근 방식은 위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반니 트리아 이탈리아 경제장관 역시 프랑스 경제장관과의 만남 계획을 전격 취소하며 행동에 나섰다.

 앞서 살비니 장관은 지난 9일 리비아 해역에서 프랑스 비정부기구(NGO)가 구조한 629명의 난민이 탄 구조 선박의 항구 선착을 금지하고 이를 몰타 당국에 떠넘겨 국제적인 논란을 낳았다. 몰타 정부 역시 "우리의 의무가 아니다"고 거부해 임산부 11명이 포함된 이들 난민은 바다 위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

 EU 규칙에 따라 난민은 처음 도착한 항구가 있는 국가에서 망명 신청을 하기 때문에 구조 선박이 닻을 내리는 위치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신임 총리가 성명을 내 "인도주의적 대재앙을 피하고 이들에게 안전한 항구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이들 난민을 동부 항구 발렌니카에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극우당과 포퓰리즘 정당이 손을 잡은 이탈리아 새 정부가 보여줄 강경한 반이민 정책의 본격적인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립정부의 동맹당을 이끄는 살비니 장관은 '이탈리아 퍼스트(Italians First)'를 내세워 이슬람교와 이민자의 침략에 맞서 이탈리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마주 보는 유럽의 관문 국가다. 지난 5년 간 70만명 이상의 난민이 이탈리아 항구에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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