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 내가 진다"…홍준표 사퇴 가능성

기사등록 2018/06/14 02:14:00

洪, 출구조사 직후 페북에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 내가 진다" 사퇴 또는 전대 승부수 전망

14일 당사 최고위원회에서 향후 거취 표명할 듯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가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에서 자유한국당이 완패로 발표되자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18.06.1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홍준표 대표가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에서 자유한국당이 완패로 발표되자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18.06.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유자비 홍지은 기자 = 6·13 지방선거가 자유한국당의 참패로 막을 내리면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패배의 책임론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최소 6곳의 당선을 기대했지만 2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출구조사 발표 이후 홍 대표가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14일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한 만큼, 이젠 대표직 사퇴란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는 여권의 독주를 막고 민생 파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심판론'을 내세워 제1야당에 힘을 달라고 호소해왔지만 결과는 참패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여당에 확연한 우세를 보이던 초반 판세에도 막판 보수 결집과 '이재명 스캔들'로 인한 경기지역 판세 뒤집기 등으로 선전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왔으나 이변은 없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탄핵 프레임 및 적폐청산 프레임이 계속 작동했으나 한국당이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프레임을 들고나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홍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도 표 결집에 악재로 작용했단 분석이 나온다. 홍 대표는 정우택 의원이 지방선거에 대한 이견을 이유로 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해 페이스북 설전을 벌였고 일부 후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홍 대표는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지역 유세 일정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는 "홍 대표가 남북관계 개선에 이념 프레임으로 대응하는 등 현 정권에 무조건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고 당내에서도 '홍준표 패싱' 기류가 일어났다"며 "선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밝혔다.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위기 돌파를 위해선 새 리더십이 필요한데 홍 대표마저 당내에서 비판 받았던 상황이 거듭된 것이 패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선거 결과는 홍 대표의 신임 문제로 불거져 사퇴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홍 대표도 사퇴를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6곳을 사수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왔고 출구조사 결과 직후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 문구는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 적어놓은 문구로 미국 대통령들이 큰 결정을 내릴 때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당은 선거를 위한 조직이다. 선거 이후의 조치가 중요한데 (누군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야당은 국민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최소한의 모습도 보여주지 않고 당을 유지한다면 생명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내일(14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께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향후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전망이다.

 이날 홍 대표의 입장에 따라 당내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둔 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그가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재신임을 명분으로 당권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재신임 여부는 미지수다. 이미 한국당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체제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해체를 선언한다"고 촉구할 정도다.

 이번 결과로 인한 그의 거취가 향후 야권의 정계 개편에도 변수가 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한국당이 선거에서 선전했을 경우 홍 대표가 당내 입지를 강화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겠지만,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에서 선전했다면 홍 대표가 입지를 강화해 보수 재편을 이끌 수 있었겠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며 "홍 대표가 쉽게 물러나지 않고 전당대회란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당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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