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신흥시장 스트레스 조짐…채권 270조원 만기도래"

기사등록 2018/05/23 18:35:12

미 연준 금리인상으로 외국인 투자자 이탈 가능성

【서울=뉴시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내년 말까지 만기 상환해야 하는 신흥시장 채권 규모가 2490억 달러(약 270조원)에 달한다면서 이로 인해 이 지역 국가들과 기업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블룸버그> 2018.05.23.
【서울=뉴시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내년 말까지 만기 상환해야 하는 신흥시장 채권 규모가 2490억 달러(약 270조원)에 달한다면서 이로 인해 이 지역 국가들과 기업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블룸버그> 2018.05.23.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신흥시장 경제가 스트레스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달러표기 외채 상환 비용의 증가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신흥시장의 스트레스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내년 말까지 만기 상환해야 하는 신흥시장 채권 규모가 2490억 달러(약 270조원)에 달한다면서 이로 인해 이 지역 국가들과 기업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신흥시장이 안고 있는 부채의 3분의 2 이상이 달러화 부채이다. IIF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현재 신흥시장 국가들의 달러화 외채는 8조 3000억 달러(약 8976조원)에 달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신흥시장 국가들이 1980년대 남미의 부채위기와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2000년대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 등의 교훈을 잊은 채 지난 10여 년 동안 또 다시 흥청망청 빚을 끌어다 썼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5월 신흥시장에서 긴축발작(taper tantrum) 현상이 나타났을 때도 이 지역의 부채는 1조 달러 이상 늘었다. 당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점진적으로 양적 완화를 줄여나가는 테이퍼링(tapering)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신흥시장에서는 긴축발작 현상이 나타났다. 긴축발작이란 선진국의 양적 완화 축소 정책이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증시의 급락을 불러오는 현상을 말한다.

 2007~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전례 없는 저금리 정책을 펴왔다. 이런 상황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을 수 없었던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의 신흥시장 채권을 사들였다.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으로 몰린 또 다른 이유는 이 지역의 높은 경제성장률 때문이었다. 과거에 비해 비교적 낮은 물가상승률 역시 신흥시장의 매력을 더했다. 신흥시장의 견조한 경제성장과 낮은 물가는 아직도 투자자들이 선뜻 선진국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나 최근 미 연준이 잇달아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신흥시장의 부채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아직 절반 정도 밖에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연준은 2020년까지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금리가 높아질 경우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된 돈을 대거 빼내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현재 미국의 10년 물 국채 금리는 3%를 돌파했다. 이는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학 교수는 신흥시장의 부채 규모가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다면서 이 지역의 금융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13년 테이버 탠트럼 당시 때보다 더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테이퍼 텐트럼 당시 주요국 증시는 주가가 각각 64%와 17%나 급락했었다.

 라인하트 교수는 지난 17일 "신흥시장 국가들의 전반적인 지형에는 5년 전보다 더 많은 균열이 생겼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확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통화 긴축이 확대될수록 금리가 더욱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이는 신흥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라인하트 교수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더욱 긴축 쪽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다른 선진국들의 상응하는 조치가 없으면 달러는 강세가 된다"면서 신흥시장에 물가상승률과 통화 양면에서 이중고를 안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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