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볼턴 "北 비핵화 리비아식 모델 염두에 두고 있어"

기사등록 2018/04/30 08:06:10

‘선(先) 폐기, 후(後) 보상’ 방식인 리비아식 모델을 따라야

북미회담서 생화학무기·미국인 및 외국인 석방문제 논의

볼턴 "北 선전이 아닌 진정한 약속 보고 싶다" 말하기도

【워싱턴=AP/뉴시스】 존 볼턴 신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캐비넷룸에서 열린 시리아 관련 군장성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8.04.09
【워싱턴=AP/뉴시스】 존 볼턴 신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내 캐비넷룸에서 열린 시리아 관련 군장성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8.04.09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잇따라 TV시사프로그램과 인터뷰를 통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량파괴무기를 포기할 것인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고 주장했다.

 우선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선(先) 폐기, 후(後) 보상’ 방식인 리비아식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리비아의 2003~2004년 모델을 아주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과 리비아의 경우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리비아 (핵) 프로그램은 훨씬 소규모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합의였다. 우리는 북한과의 첫 회동에서 북한이 그러한 전략적 결정을 했는지를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이나 6월 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다. 날짜와 장소는 아직 논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면밀하게 변수들을 조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회담 장소에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여전히 이슈로 남아 있다. 그러나 만일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한다면 (북미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를 결정하는 일을 아주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과거 북한이 약속을 어겼던 사례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992년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통해 핵무기 포기와 우라늄 농축시설 및 플루토늄 재처리 포기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 탄도미사일과 화학무기, 생화학무기 등을 지니고 있다. 미국인들을 억류하고 있다. 납치된 일본인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대화테이블로 나왔다고 하더라고 대북 제재는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군사적 압박과 함께 가한 맥시멈 대북 압박 캠페인이 북한을 현재 위치까지 불러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점을 언급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일본 총리, 턴불 호주 총리 등이 모두 이를 인정하고 있다. 대북 압박을 느슨하게 하는 게 협상을 쉽게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런 일을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북한은 이미 이점에 동의를 했다. 그들은 1992년 이미 한국과 이런 합의를 했다. 이후 유사한 약속을 해 왔다”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 CBS뉴스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고 협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 점을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가 없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대화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도널드트럼프)대통령은 그 기회를 활용하기를 갈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미국의 대북제재가 완화되기 전에 북핵 시설에 대한 조사가 먼저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 관리들의 조사 후 핵계획을 포기했던 리비아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2003, 2004년 리비아 모델에서 (해법을)찾고 있다"며 "우리는 또한 북한이 이전에 무엇을 약속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92년 남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 합의는 북한이 핵무기를 (모든 측면에서)포기하고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에 따르면 북미간 협상에선 북한의 화학무기 프로그램,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과 북한에 납치된 외국인들에 대한 문제가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제 우리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생화학무기 프로그램, 미국 인질 억류, 무고한 일본인과 한국인 납치 문제 등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며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캠페인"의 성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전에도 핵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의도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그들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최근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것은 사실이다"라며 "그것(핵실험 등 포기 등을 하겠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일 수도 있지만, 지금 더 이상 시험 발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진정한 약속을 보고 싶다. 북한의 선전은 보고 싶지 않다. 우리가 지금까지 본 것은 말들(words)"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을 침략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묻자 "우리는 그것을 이전에도 들었다. 북한의 선전 안내서는 무한히 풍부한 자원"이라고 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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