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고발 성폭력, 수직관계 확실한 권력형 성폭행"

기사등록 2018/04/24 21:53:10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매매방지 정책토론회 개최

2011년 1월~올해 3월 트위터 170억건 빅데이터 분석

"성매매 근절 방안에 노르딕 모델 제시…공론화 필요"

【서울=뉴시스】<빅데이터로 통해 본 성접대·성폭력과 성매매 분석>
【서울=뉴시스】<빅데이터로 통해 본 성접대·성폭력과 성매매 분석>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으로 고발된 성폭력은 수직관계가 확실한 사회생활에서 비롯된 '권력형 성폭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뫼비우스의 띠로 얽힌 성접대, 성폭력, 성매매-미투 운동 속에서 본 침묵의 카르텔이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다음소프트 권미경 이사는 이날 포럼에서 빅데이터로 통해 본 성접대·성폭력과 성매매 분석결과를 소개했다. 2011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트위터 약 170억건을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성범죄에 대한 언급이 방대한 가운데 유명 연예인 성폭력과 성매매 이슈, 문단 내 성폭력, 한샘 성폭력 사건,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 고(故) 장자연 사건 재점화 등 주요 이슈가 발생하는 시기마다 성폭력, 성매매, 성접대 관련 언급량이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 오피, 대딸방, 미성년자성매매 등 성매매 방법에 대한 언급량도 높았다.

 권 이사는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본격적으로 진행된 미투 운동 시작 후 트위터 상 언급된 미투 연관어는 교수, 배우, 정치인, 감독 등이었다"며 "미투 운동으로 고발된 성폭력은 수직관계가 확실한 사회생활에서 비롯된 권력형 성폭행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투 운동과 함께 고 장자연 성접대 강요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청 등 '성접대', '성상납' 문제에 대한 관심이 재점화됐다. 트위터에서는 성매매가 성착취라는 것을 지적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미성년자 성매매와 여성·아동에 대한 성상품화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성매매 알선과 홍보 계정이 운영되고 있고 자위 영상 판매 등 신종 성매매 글이 무분별하게 게시되고 있다.

 권 이사는 "성매매 근절을 위한 방안으로 최근 성구매자만 처벌하는 노르딕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며 "도입에 대한 국민 청원도 이뤄졌으나 홍보와 관심이 부족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방송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우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사무국장은 "제작자, 연출자, 작가, 캐스팅 디렉터 등 캐스팅을 할 수 있는 권력이 늘어남에 따라 성폭력과 접대의 발생도 확대됐다"며 "연출자 등의 권력으로 인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정하고 공개적인 오디션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그들의 말과 행동들이 중대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캠페인과 홍보를 통해 공감대 형성과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행동을 했을 시 강력한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며 "성접대 문제에 대한 더 많은 공론화를 통해 성접대 근절을 위한 제도와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처벌을 위한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접대는 성 제공으로 직접 이익을 얻은 경우가 아니면 뇌물죄를 적용하기 힘들어 관련 법 공백이 있다"며 "현행법상 성매매, 성폭력의 이분법을 극복하고 권력형 성폭력의 문제를 포섭할 필요가 있다. 직무와 관련돼 성을 수단으로 이용한 사람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을 주는 등 강력한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