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저편', 15년 만에 한국으로···'무대 위 마법사' 르파주 작품

기사등록 2018/04/24 18:24:55

【서울=뉴시스】 로베르 르파주 '달의 저편'. 2018.04.24. (사진 = LG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로베르 르파주 '달의 저편'. 2018.04.24. (사진 = 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무대 위의 마법사'로 통하는 캐나다 출신 천재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71)의 대표작 '달의 저편(The Far Side of the Moon)'이 15년 만에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5월16~19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달의 저편'은 2000년 캐나다 퀘벡에서 초연했다. 이후 50여 도시에서 공연했다. 2003년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해 평단과 관객의 격찬을 받았다.

르파주는 창의적인 스토리텔링과 독창적인 무대 연출로 연극계를 혁신한 아방가르드 연극의 대가다. 이미지, 영상, 첨단 장치를 활용해 현대 연극의 경계를 확장했다.

이러한 공로로 르파주는 2002년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수훈했다. 2007년 공연예술계 최대 영예인 '유럽연극상'도 받았다.

'달의 저편'은 르파주의 모든 예술 장기가 녹아들어간 작품이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발 경쟁 시기 유년기를 보낸 르파주의 자전적 이야기다. 세상을 뜬 모친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만난 '필립'과 '앙드레'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르파주는 성격과 가치관이 서로 다른 두 형제의 대립을 '달 탐사'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벌인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 역사와 중첩시킨다.

다층적인 이야기를 메시지 하나로 승화하는 스토리텔링과 함께 단순한 무대와 일상적인 소품들을 전혀 색다른 공간과 사물로 탈바꿈시키는 마법도 특기할 만하다.

빨래가 돌아가던 둥근 세탁기 창문은 어느 순간 달(月)로, 금붕어를 담은 어항으로, 우주선의 입구로 끊임없이 변한다. 평범한 다리미판은 자전거와 벤치 프레스로, 슬라이딩 패널은 강의실 칠판과 문, 엘리베이터로 각각 활용된다. 360도 회전하는 무대 세트에는 거대한 거울이 부착돼 우주선 분위기를 묘사하는 동시에 객석 모습을 비춘다.

영국 가디언은 이 작품을 본 뒤 "저 우주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우리 인간은 시원찮게 생각할지 모르나 우리 연극에는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썼다.

135분에 이르는 러닝타임 동안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는 이브 자크(62), 단 한 명뿐이다. 그는 필립과 앙드레를 비롯해 엄마와 의사 등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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