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 '킹크랩' 서버 개발…"여러 PC에 동시 지시"

기사등록 2018/04/24 16:19:58

서버 이용해 여러대 PC에 동시 명령 가능

"매크로보다 더 우월…스마트폰도 활용 가능"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49)씨 일당이 이른바 '킹크랩'이라고 불리는 자동화 서버를 직접 구축해 댓글을 조작한 정황이 경찰에 포착됐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댓글 여론조작 패턴을 분석한 결과 김씨 일당이 여론 조작을 위해 자체적으로 자동화 서버를 개발·운영한 단서를 잡고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김씨 등이 개발한 이 서버는 '킹크랩'으로 불려진다.

 김씨 일당의 '댓글 공작 모니터링 매뉴얼'에도 킹크랩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되는 '게잡이 방'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들은 이 서버를 이용해 댓글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킹크랩 서버'에 대해 "매크로 프로그램하고 똑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그런 기능이 있는 서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느냐는 물음에는 "당연히 더 좋다"고 잘라 말했지만 개발자의 신원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경찰은 이 '킹크랩 서버'가 기존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기술적으로 '성능'이 더 뛰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서버 구축 경위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서버를 구축해 여러대의 PC 또는 스마트폰에 명령해 동시다발적으로 인터넷 댓글을 달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IT업체 서버 관리 전문가는 "드루킹 일당이 사용했다는 서버를 들여다봐야 정확하게 어떤 식으로 댓글 조작이 이뤄졌는지 알 수 있겠지만, 서버를 이용해 동시에 여러대의 PC에 명령을 내리는 것은 가능하다"며 "한 포털 사이트 기사에 동시에 '공감'을 누르게 하거나 댓글을 달게하는 행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보안전문가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는 "굉장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서버로 운영하면서 이를 통해서 여러 대의 PC에 인터넷을 통해 명령을 내리는 것"이라며 "클라이언트 컴퓨터 하나가 여러 컴퓨터에 '포털 사이트 무슨 화면에서 어떤 것을 하라'고 동시에 명령을 내리는 프로그램을 작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버를 구축하기 나름이지만 서버에서 스마트폰에게 명령을 내리는 구조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권 대표는 덧붙였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민주당원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4일 오전 느릅나무 출판사의 세무 업무를 담당한 서울 강남구 중앙회계법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된 물품이 든 상자를 옮기고 있다. 2018.04.24.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민주당원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4일 오전 느릅나무 출판사의 세무 업무를 담당한 서울 강남구 중앙회계법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된 물품이 든 상자를 옮기고 있다. 2018.04.24. [email protected]
임종인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한 PC에서 한 사람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댓글을 달았다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범위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버를 이용해 광범위하게 동시다발적으로 댓글 여론을 조작하려고 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위"라며 "정략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이번 사건을 통해 미래 지향적으로 앞으로 여론조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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