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사소한 자비'·'아름답고 죽은 그녀' 外

기사등록 2018/03/18 11:00:46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관내분실'

김초엽 작가는 과학문학의 신예작가를 발굴하는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에서 '관내분실'로 대상을 받았다. '관내분실'은 죽은 사람들의 기억을 보관하는 '도서관'에서 분실된 엄마의 마인드와 마주하기 위해 엄마의 기록을 찾아나서는 딸의 이야기다. '관내분실'을 비롯해 안락사 호텔을 배경으로 존엄한 죽음을 집요하게 질문하는 오정연의 '마지막 로그', 종말 이후의 세계, 노인과 안드로이드의 우정을 그린 김선호의 '라디오 장례식', 기계와 인간 신체의 결합이 가능해진 시대에 인공지능을 둘러싼 윤리적·법적 문제를 충격적으로 다룬 이루카의 '독립의 오단계' 네 편의 수상작도 함께 실렸다. 292쪽, 허블, 1만2000원.

◇'사소한 자비'
 
미국 작가 앤 레키의 장편소설이다. 2013년 첫 장편 '사소한 정의'를 발표하고, 후속작 '사소한 칼'에 이어 2015년 '사소한 자비'를 발표해 마침내 '라드츠 제국 3부작'을 완성했다. '사소한 자비'는 로커스상과 프랑스 상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전작 '사소한 칼'에서의 상대가 아소엑 행성계의 권력자들이었다면, 이번에는 제국의 군주 아난더와 직접 상대하게 된다. 브렉은 라드츠 제국 내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인공지능이었던 인간'인 자신의 특별하고도 고독한 정체성을 무기로 내세우고, 아난더에게 결정적인 반격을 시도한다. 신해경 옮김, 400쪽, 아작, 1만4800원.

◇'동심언어사전'

이정록 시인이 언어가 본래 품고 있는 의미와 언어 사이에 숨어 있던 속뜻을 시화하는 방식으로 써내려간 시집이다. 사전 형식을 빌려 316편의 시편을 수록했으며, 각 시의 제목이 모두 순우리말로 된 복합어로 이뤄져 있다. 단어와 단어가 만나 생겨난 '겹낱말'을 제목으로 삼은 각각의 시들은 하나의 언어가 다른 언어를 만났을 때 의미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언어에 어떻게 깃들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이 시인은 "내 시쓰기는 얕고 보잘것 없으나, 팔짱언어에 서려 있는 오랜 사람들의 입김을 믿었다"며 "언어에는 인간 본성의 따듯함과 사랑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428쪽, 문학동네, 1만6500원.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

폴란드계 캐나다인으로,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등에 글을 기고하는 과학 저널리스트 다마르타 자라스카가 썼다. 고기를 향한 맹목적 사랑의 근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고기를 쉽게 끊지 못하는 원인을 '중독 요인'이라고 칭한다. 고기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자연사박물관과 고고학연구소, 필라델피아 치즈스테이크 식당과 고베 방식으로 소를 키우는 웨일즈의 한 농장, 아프리카의 한 사원과 인도의 쇠고기 요리 식당, 각종 채식주의 식당 등 세계 각지를 찾아간다. 400쪽, 박아린 옮김, 메디치미디어, 1만7000원.
◇'아름답고 죽은 그녀'

이탈리아의 작가이자 연극인인 로사 몰리아소가 쓴 소설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한 도시. 강가에서 아마도 살해당한 듯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된다. 우아한 옷차림, 유달리 눈에 띄는 새빨간 구두. 확실히 아름답지만 확실히 죽은 그녀. 그 시체를 발견한 사람은 모두 5명이다. 시체를 발견하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때로는 과장된 말투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 인물들을 통해 현대 사회와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184쪽, 양영란 옮김, 열린책들, 1만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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