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포커스]코스닥 900 넘보는데 거래는 '주춤', 온기 찾을까?

기사등록 2018/03/18 09:00:00

셀트리온 이전상장 후 거래대금 급감
2월 중순 이후 글로벌 증시 조정도 영향
KRX300 ETF, 선물 등 출시 땐 수급 기대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지난주 코스닥지수가 꾸준히 상승, 900선을 다시 넘보고 있지만 거래는 두 달 전에 비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한때 10조원을 웃돌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이 지난달 코스피로 이전한 데다 코스닥 활성화 대책 등 정책 기대감이 사라지며 코스닥시장에 대한 열기가 잦아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월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로 글로벌 증시 조정이 한 달 넘게 이어짐에 따라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이 상승 탄력을 잃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오는 23일 KRX300 상장지수펀드(ETF), 26일 KRX300 선물과 코스닥150 옵션의 신규 상장 후 코스닥 시장에서 수급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동성이 선순환되는 데든 시간이 필요하고, 연기금의 자금 집행 시기도 후반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수혜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초부터 지난 16일까지 5조1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 8조6681억원과 비교할 때 3분의 1가량 줄어든 수치다. 특히 코스닥이 900선을 향해 달려가던 1월12일(863.07) 12조84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에 그친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2조~3조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셀트리온을 비롯한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지수가 급등한 데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11월에는 5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 달간 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를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하루 평균 6조5963억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5조5210원)을 눌렀다. 올해 1월에도 코스닥(8조9280억원)이 코스피(7조1426억원)을 웃돌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지난 2월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1월의 경우 코스닥150에서 시가총액 상위주 비중이 50%에 달할 정도로 셀트리온의 영향이 컸고, 이전상장을 앞두고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자금들이 교체 매매를 하면서 거래가 폭발했지만 이후에는 기관, 외국인의 참여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셀트리온이 이전상장 전날인 2월 8일 코스닥 거래대금은 8조7013억원에 달했지만 9일에는 5조5603억원으로 줄었고, 3월 들어서는 4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1월 내내 10억주를 웃돌던 하루 평균 거래량도 지난 2월8일부터 7억주대로 줄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코스닥 시장에 관심이 많았고,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비롯해 KRX300등에 대한 관심 떄문에 거래대금이 늘었는데 이슈가 지나가며 다시 줄어든 형태"라며 "과거 평균 형태로 회귀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가 2월 중순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코스닥은 지난해 11월3일 701.13으로 700선 고지를 넘은 뒤 올해 1월2일 812.45로 800고지도 점령했다. 지난 1월29일에는 927.05까지 오르면서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을 비롯한 무역 전쟁 우려 등이 부각돼 현재는 850~88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걷히면 글로벌 증시 상승에 동참해 코스닥도 다시 900선 등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이달 말 KRX300 ETF, KRX300선물과 코스닥150 옵션 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 여부다. KRX300지수는 정부가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고안된 만큼 관련 상품의 잇따른 상장은 기관 자금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6개의 운용사에서 KRX300 ETF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만큼 ETF가 도입되고,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한다면 패시브 자금의 본격적 유입을 기대할 수 있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자금 집행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RX300 선물과 관련 상품 출시는 코스닥시장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연기금이 KRX300을 벤치마크로 활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벤트성 재료로 코스닥시장의 실질적 수급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현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RX300지수가 활성화되더라도 이에 따른 종목별 직접 수혜는 제한적"이라며 "연기금의 실제 자금 집행은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하고 관련 상품들의 유동성 선순환 효과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 단기간 활성화는 어렵기 때문이다. KRX300지수 편입 종목들의 수혜는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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